[정전 70년, 피란수도 부산] ④ 부산임시수도 대통령 관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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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1953년 7월 27일 맺어진 6·25 전쟁 정전협정이 7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부산은 6·25 전쟁이 벌어진 약 3년 동안 대통령 청사와 정부 기관들이 위치한 임시수도 역할을 했습니다. 이곳에는 당시 피란민들이 겪었던 애환과 생활상을 포함해 임시수도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피란 유산은 '2030 국제엑스포'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부산이 보여줄 역사의 자산이기도 합니다. 연합뉴스는 부산의 피란 유산을 조명하는 기획 기사를 매주 1편씩 소개합니다.]
부산 서구 부민동에 위치한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46호인 '임시수도기념관'은 6·25전쟁 때 이승만 대통령의 관저로 이용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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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올해는 1953년 7월 27일 맺어진 6·25 전쟁 정전협정이 7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부산은 6·25 전쟁이 벌어진 약 3년 동안 대통령 청사와 정부 기관들이 위치한 임시수도 역할을 했습니다. 이곳에는 당시 피란민들이 겪었던 애환과 생활상을 포함해 임시수도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피란 유산은 '2030 국제엑스포'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부산이 보여줄 역사의 자산이기도 합니다. 연합뉴스는 부산의 피란 유산을 조명하는 기획 기사를 매주 1편씩 소개합니다.]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 서구 부민동에 위치한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46호인 '임시수도기념관'은 6·25전쟁 때 이승만 대통령의 관저로 이용된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곳을 관저뿐만 아니라 전쟁을 수행하는 지휘체계의 정점으로, 업무를 하는 공간이면서 각종 외교 업무 공간으로 사용했다.
이 건물은 1926년에 경남도지사 관사로 쓰기 위해 건립됐다.
지하 1층, 지상 2층, 면적 312㎡ 규모로 근대기 동서양 복합 건축양식의 기와집으로 아담하게 지어졌다.
이승만 대통령은 6·25전쟁의 전황 속 이곳에서 유엔군·미군 지휘부 등과 서로 만나 논의하고 각국 외교사절을 맞이하기도 했다.
22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1951년 3월 20일 이곳 관저에서는 이승만 대통령과 리지웨이 유엔군 총사령관, 무초 미국대사가 만났다는 기록이 있다.
이승만 대통령은 또 1951년 3월 이곳에서 한국으로 인도적 지원을 온 덴마크 병원선 유트란디아호의 해군 준장에게 표창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1951년 7월에는 유엔군과 공산군 사이에 휴전회담이 시작되자 이승만 대통령은 휴전에 반대하며 외신기자들을 이곳으로 불러 모아 한국 정부의 공식적 입장을 알리기도 했다.
1952년 전쟁 기간 헬싱키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을 이승만 대통령이 관저에서 격려하는 모습도 기록으로 남아있다.
관저는 이 대통령이 자신의 재임을 위해 계엄령을 내리고 발췌 개헌안을 통과시킨 '부산정치파동'의 핵심 무대 중 한 곳이기도 하다.
대통령 직선제 개헌안과 관련해 국회 해산 요구 결의나 해산 권리대회가 열리는 등 정치적 상황이 좋지 않자 이승만 대통령은 1952년 5월 25일 부산을 포함한 경상남도와 전라남북도 일부에 공비 소탕을 구실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언론을 검열했다.
국회의원 40여명이 탄 통근버스를 크레인으로 끌어 헌병대에 연행하기도 했다.
당시 김성수 부통령은 이승만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관저를 방문해 사의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수도 대통령 관저는 정전 이후인 1953년부터 1983년까지 경남도지사 관저로 다시 사용됐다.
1983년에는 부산직할시가 매입해 이듬해부터 이승만 대통령의 유품과 피란 생활을 전시하는 '임시수도기념'으로 꾸몄고, 현재까지 2차례 리모델링을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김한근 부경근대사료연구소장은 "임시수도 대통령 관저는 이승만 대통령의 통치 공간이자, 국가적 위기 상황 속에서 정부 기능의 지속성을 유지한 역사적 공간이기도 하다"면서 "6·25전쟁에서 외교무대이자, 대통령 내외의 휴식 공간 등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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