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가 200승 찍고 따라오는데… 현역 1‧2위는 올해 승리가 ‘0’이다

김태우 기자 2023. 4. 2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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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은 일시적이어도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격언을 야구판에서 잘 보여주는 선수 중 하나가 바로 클레이튼 커쇼(35‧LA 다저스)다.

이제 30대 중반에 이른 커쇼는 예전처럼 빠르고 날카로운 공을 던질 수는 없다.

커쇼는 현역 선수로는 네 번째로 200승 고지를 밟은 선수가 됐다.

커쇼가 언제 현역에서 은퇴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200승 점령 시점만 따지면 슈어저보다 3년 이상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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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쁘지 않은 투구에도 아직 시즌 첫 승을 기록하지 못한 잭 그레인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폼은 일시적이어도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격언을 야구판에서 잘 보여주는 선수 중 하나가 바로 클레이튼 커쇼(35‧LA 다저스)다. 이제 30대 중반에 이른 커쇼는 예전처럼 빠르고 날카로운 공을 던질 수는 없다. 그러나 여전히 클래스를 갖춘 공에 노련함까지 더해 여전히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커쇼는 올 시즌 첫 4경기에서도 25이닝을 던지며 3승1패 평균자책점 2.52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제 커쇼에게 사이영이나 MVP를 기대하는 사람은 많이 줄었다. 예전처럼 200이닝을 던지기도 힘들다. 그러나 그런 기대치를 내려놓고 그냥 ‘선발투수 커쇼’에 주목한다면 결코 나쁜 성적이 아니다.

금자탑도 쌓았다. 4월 19일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경기에서 7이닝 3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시즌 3승째를 거뒀다. 이는 200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커쇼의 개인 통산 200번째 승리이기도 했다.

사실 통산 200승이라는 대업이 원정에서 이뤄질수도, 혹은 썩 좋지 않은 투구 내용 속에서 이뤄질 수 있었는데 슈퍼스타는 역시 달랐다. 홈에서 팬들에게 박수를 받으며, 그리고 좋은 결과와 마지막 순간 탈삼진으로 포효하는 모습까지 모두 하이라이트 필름에 남겼다.

커쇼는 현역 선수로는 네 번째로 200승 고지를 밟은 선수가 됐다. 현대 야구에서는 젊은 나이에 200승 고지를 밟은 축에 속한다. 현역 3위는 통산 203승을 기록 중인 맥스 슈어저(39‧뉴욕 메츠)다. 슈어저는 만 38세인 지난해 200승 고지에 올라섰다. 커쇼가 언제 현역에서 은퇴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200승 점령 시점만 따지면 슈어저보다 3년 이상 빨랐다.

현역 1위는 저스틴 벌랜더(40‧뉴욕 메츠)로 244승, 2위는 잭 그레인키(40‧캔자스시티)로 223승이다. 벌랜더는 만 35세였던 2018년, 그레인키는 만 36세였던 2019년 각각 200승 이정표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들의 승수 추가 속도는 조금 더디다. 한 명은 아예 시즌 등판이 없고, 한 명은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며 불운만 쌓이고 있다.

팔꿈치 수술을 마치고 돌아와 지난해 18승을 거두며 건재를 과시한 벌랜더는 올 시즌 오른쪽 팔꿈치와 어깨 사이 부위에 염증이 발견돼 아직 메츠 데뷔전도 치르지 못하고 있다. 선수는 계속해서 호전되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으나 언제쯤 첫 등판이 이뤄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5월 초 정도로 잡고 있을 뿐이다. 돌아와서도 당분간은 면밀한 관리를 받아야 한다. 현역 다승 1위 투수의 승수는 아직도 244승에 멈춰 있다.

전성기보다 훨씬 떨어진 구속에도 불구하고 두뇌 피칭으로 경쟁력을 과시한 그레인키는 시즌 4경기에 등판했으나 3패만을 안았다. 물론 평균자책점(4.03)이 좋은 건 아니지만, 승리투수가 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투구를 하고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날이 있었다. 개막전에서는 5⅓이닝 2실점으로 패전을 안았고, 6일 토론토전에서는 6이닝 1실점으로도 패전투수가 됐다. 매 경기 5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1~4점을 실점했는데 타격이 강한 팀과 함께 했거나 운이 좋았다면 2~3승도 가능한 수치였다.

벌랜더와 그레인키, 그리고 슈어저는 이제 현역이 많이 남지는 않았다. 실제 그레인키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은퇴를 고려했다. 올해도 1년 계약만 했다. 벌랜더와 슈어저는 계약 기간 2년이 남아있다. 그 뒤로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커쇼가 이들처럼 40대까지도 현역을 이어 가기로 마음을 먹고, 내리막 곡선을 지금처럼 완만하게 만들 수 있다면 이 네 명 사이의 최종 승수 순위는 꽤 달라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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