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과태료', 빨간불 우회전 시 일단멈춤은 아직도...

전방 차량 신호 빨간불일 땐 우선 멈춘 뒤
횡단보도 건너는 보행자 확인 후 서행해야
전날 멈췄다 가는 차는 거의 없어

[파이낸셜뉴스] 22일부터 전방 신호등이 적색일 경우 운전자가 우회전하기 전 일시정지하지 않으면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도로교통법 시행 규칙 개정안에 대한 계도가 끝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도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21일 도로에서 이를 지키는 시민들은 여전히 찾기가 어려웠다. 시민들은 '잘 지켜지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으나 구체적인 설명을 듣고 '잘못 알았다'고 반응하기도 했다. 단속이 강화될 경우 '과태료 폭탄'도 우려되는 상황인 것.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이화사거리에서 차량들이 우회전 하고 있다. /사진=노유정 기자

■우회전·일시정지, '복잡하다!'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이화사거리에서는 과태료 대상이 될 수 있는 차량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해당 도로에서 우회전하는 차량 대다수는 느린 속도로 천천히 지나갔으나 전면 차량 신호등이 빨간불임에도 한차례 정지했다가 출발하는 차량은 찾기 힘들었다.

쉽게 과태료 대상 차량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해당 개정안이 복잡한 측면이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되지 않은 곳에서 전면의 차량 신호등이 빨간불일 때는 우회전 시 반드시 멈췄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보행자가 없는지 확인한 뒤 출발해야 한다. 전면의 차량 신호등이 파란불일 때는 멈추지 않고 서행해도 된다.

또 우회전 차량이 횡단보도를 지나갈 때는 횡단보도의 보행자 신호등이 아니라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보행자 유무에 따라 일단정지 여부가 갈린다. 횡단보도의 보행자 신호등이 파란불이어도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보행자가 없다면 정지하지 않고 서행해 지나갈 수 있다.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지 않아도 건너려는 것으로 보일 때에는 보행자 신호등과 상관없이 일단 정지해야 한다. △횡단보도에 발을 디디거나 손을 드는 등 운전자에게 횡단 의사를 표시한 때 △횡단보도 앞에서 보행자가 좌우를 살피며 대기 중일 때 △횡단보도를 향해 빠른 걸음 또는 뛰어올 때 등이다.

아울러 우회전 차량 신호등이 설치돼 있다면 빨간불에 정지, 화살표 모양의 파란불에 서행하면 된다. 이를 어기면 과태료 6만 원에 벌점 10점이 부과되며, 보험료 할증도 적용된다.

/사진=경찰청 제공

■"규칙 정확하지 숙지하지 못해"
아직 개정안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부분도 있다. 이날 인터뷰에 응한 시민들은 개정안 규정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주변에서도 잘 지켜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하지만 실제 조항에 대해 설명해주자 구체적으로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는 반응이었다.

30대 초반 공모씨는 "사람들이 규칙을 정확하게 숙지하지 못하니까 아예 안 지키는 경우가 있거나 되레 너무 잘 지켜서 무작정 멈추는 사람 때문에 차 막히는 경우도 있더라"라고 지적했다.

시민들 중에는 우리 교통 문화와 이번 개정안이 상충된다는 지적도 했다.

직장인 박정수씨(53)는 "운전자들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차들이 조금만 밀려도 바로 '빵빵' 경적을 울리니까 웬만하면 멈추지 않고 빨리 지나가야 한다는 압박도 든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이화사거리 인근에는 스쿨존뿐만 아니라 고물상이 있어, 노인들이 무거운 고물 수레를 끌고 천천히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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