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OH, 인삼-도로공사 OP...구단별 첫 亞 보강은?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한국 배구 무대에 마침내 아시아쿼터 제도가 도입됐다. 가장 먼저 V-리그의 부름을 받은 선수는 태국 국가대표팀 주장 폰푼 게드파르드(세터)다.
지난 21일, 상암 스탠포트 호텔에서 '2023 KOVO 여자 아시아쿼터 드래프트'가 개최됐다.
여자부는 총 24명의 선수(태국 8, 필리핀 6, 일본 3, 인도네시아 3, 대만 2, 홍콩 2)의 선수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중 공격수가 11명, 미들블로커 5명, 리베로 3명, 세터 5명이 한국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해당 트라이아웃에서 선발되는 선수들의 연봉은 남녀부 동일하게 10만 달러(세금 포함)이다.
1순위로는 IBK기업은행이 당첨됐으며, 2순위 지명권은 현대건설이 차지했다. 3순위에 KGC인삼공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어 4순위 한국도로공사, 5순위 페퍼저축은행, 6순위 지명권을 GS칼텍스가 가져가며 흥국생명은 마지막 지명권을 차지했다.
최선순위 지명권을 뽑은 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의 선택은 단연 아시아쿼터 최대어로 손꼽히는 태국 국가대표팀 주장 폰푼 게드파르드(173cm, 세터)였다. 지난 해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와 더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매우 빠른 토스를 선보이며 눈도장을 찍은 선수다.
이어 현대건설은 태국 공격수 위파위 시통(174cm, 아웃사이드 히터/아포짓스파이커)을 지명하며 고예림의 무릎 수술로 인한 결장과 황민경 이적으로 인한 아웃사이드 히터 보강을 알렸다. 위파위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태국 국가대표팀에 몸담았으며 베트남 리그에서도 활약한 바 있다.
행사 후 인터뷰를 통해 강성형 감독은 "높이도 그렇고 수비에서도 적합하다고 생각해 위파이를 지명했다"며 "합류를 해봐야 알겠지만 두 포지션을 같이 쓸 선수를 원했다면 더 공격력이 있는 선수를 택했을 것이다, 현재로써 아포짓스파이커에는 황연주가 있다"고 밝혔다.
위파이는 합류 후 주전으로 자리를 채울 전망이다. 팀 리시브 보강이 주요 역할로 보인다.
위파이는 지명 인터뷰를 통해 "아웃사이드 히터와 아포짓 스파이커 두 포지션을 모두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KGC인삼공사와 한국도로공사는 나란히 아포짓스파이커 선수를 뽑았다. 인삼공사는 메가왓티 퍼티위(인도네시아, 185cm)를, 도로공사는 타나차 쑥솟(태국, 180cm)을 선발해 공격수 보강을 알렸다. 다만 해당 선수의 포지션을 그대로 가져갈지, 외인 용병 드래프트를 고려해 다른 포지션으로 변경할지는 미확정이다.
그 밖에 페퍼저축은행은 미들블로커인 엠제이 필립스(182cm/ 필리핀-미국 이중국적)로 중원 보강을, GS칼텍스는 170cm의 단신 아웃사이드 히터인 메디 요쿠(인도네시아)를 선택했다.
마지막 지명권을 얻은 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은 일본인 선수를 선택했다. 신장 177cm의 레이나 토코쿠는 아포짓스파이커와 아웃사이더 히터를 모두 소화 가능하다. 일본 1부리그 덴소 에어리비즈에서 2019-20시즌까지 활약한 바 있다.
이로써 전 구단이 생략 없이 아시아 선수를 한 명씩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다가올 23-24시즌부터는 외인 선수 두 명이 서 있는 색다른 V-리그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 기존 국내 선수들은 승리를 위해 새로운 동료와 호흡을 맞춤과 동시에 아시아권 선수에게 주전을 뺏기지 않기 위해 본격적으로 경쟁력을 키워야한다.
'선발 경쟁'을 위해 국내 선수들의 실력이 올라가며 리그 재미와 수준이 향상되고, 더 나아가 한국 배구의 발전을 가져올지가 이번 제도의 장기 관전 포인트다.
물론 첫 시도이니만큼 실험적 성격이 강하다. 아시아선수들의 전력이 국내무대에서 얼마나 잘 먹힐지도 뚜껑을 열기 전까진 알 수 없다. 각 구단 감독들도 영입한 선수들을 어떤 포지션에 넣고, 어떤 방식의 훈련을 시켜야할지 새로운 윤곽을 짤 차례다.
한편, 남자부 아시아쿼터 드래프트는 오는 25일부터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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