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교민철수 작전 ‘한국의 델타포스’ 707특임대, 해외 투입은 2번째[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해외철수작전 등 투입은 2007년 아프간 투입 후 2번째
육군 특전사 소속 대테러전문 국가전략부대…마스코트는 ‘백호’
평시엔 대테러임무, 전면전 발생 시 X파일 비밀 특수작전 수행
무력 충돌 사태가 발생한 북아프리카 수단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 철수 작전에 ‘한국의 델타포스’로 불리는 육군 특수전사령부 소속 707 대테러 특수임무대대(특임대)가 투입되면서 707특임대 역할과 임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707 특임대는 21일 오후 김해공항에서 공군 C-130J 슈퍼 허큘리스 수송기에 탑승해 현지로 출발했다. 707 특임대는 국가전략 차원의 임무를 수행하는 핵심 대테러 대응 부대로, 해외 철수작전 등에 투입되는 것은 이번이 2번째다.
2007년 분당샘물교회 교인들이 아프가니스탄에 선교하러 갔다가 탈레반에 납치됐던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 때 인질들이 하나 둘 살해당하고 나머지 인질들도 모조리 죽이겠다고 탈레반이 공언하자, 정부는 최악의 경우 구출작전에 대비해 707특임대원들을 국가정보원 요원들과 함께 아프가니스탄 현지로 급파했다. 구체적인 인질 구출 작전 준비를 하던 중 정부와 탈레반의 협상이 타결, 인질들이 석방돼 무력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군 당국은 이번 707특임단 투입은 아프간처럼 구출작전이 아닌 순수 경호작업 등을 위해 투입된 것이라고 밝혔다.
707 특임단은 정예 특전사 대원 중에서 선별한 인원으로 구성된 특수부대다. 1981년 설립 당시 역할은 특전사령관 등 요인 경호였지만 점차 대(對)테러 작전 등 영역을 확대했다.
구체적으로 707 특임대 탄생은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노태우 등이 이끈 군부 내 사조직인 ‘하나회’ 중심의 신군부세력이 일으킨 군사반란사건인 12·12사태가 계기가 됐다고 한다.전두환과 하나회의 반란에 저항하던 정병주 특전사령관을 하나회 소속인 제3공수특전여단장 최세창 준장이 휘하의 제15대대(대대장 박종규 중령)를 동원해 습격 제압하는 하극상이 발생,정병주 특전사령관은 총상을 입은 채 신군부에게 사로잡힌다.
이후 특전사령관이 된 박희도(12·12 사태 당시 1공수특전여단장)는, 자체 무장병력이 없는 무방비 상태의 사령관은 앞으로도 하극상이 일어났을 경우 쉽게 제압당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특전사내에서 인원을 차출해 특전사령관의 친위대인 707특수임무대대를 창설하게 된다.
특전사령관 친위대 역할이 직접적 창설 계기였으나, 상황이 안정화되고 역쿠데타 등의 우려가 사라지면서 86아시안 게임과 88올림픽을 대비하면서 여러 건의 무장탈영 사건 해결 등 대테러 임무쪽에 전념하게 된다.
다만 테러 진압은 707특임단의 기능 중 일부에 불과하다.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 적지에서 다양한 특수 임무를 수행한다.평시에는 대테러 작전이 기본임무이지만, 전시에는 X파일이라고 내부적으로 불리는 비밀작전 등 다양한 특수임무를 수행한다고 한다.
707특임단은 1986년 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요인 경호로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냈다. 1987년 KAL기 폭파 등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우리 군 수뇌부가 707특임단을 통한 보복 작전을 구상할 정도로 정예 부대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등장한 특전사 알파팀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백호부대’로 알려진 707 특임대의 정확한 임무와 조직 규모, 대원 개개인의 신상 등은 2급 비밀에 해당되는 보안사항이다. 707 대원들은 언론 인터뷰 때도 모두 복면을 하며, 복면을 하지 않더라도 얼굴을 알 수 없게 위장크림, 선글래스 등으로 신원노출을 막는다. 이들의 임무는 평상시 대테러임무로 대테러부대로 소개된다. 하지만 대테러임무는 707 임무의 ‘일부’이고 전쟁이 발발하면 다른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전사는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편인데 반해, 707특임대는 얼굴은 물론이거니와 훈련모습도 거의 공개되지 않는 편이다. 사실 개개인의 복무 여부부터가 모두 2급기밀이며, 편제나 부대 운용방식에서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대테러부대는 1978년에 창설된 특전사 제606부대이다. 이 606부대는 평소에는 대테러훈련을 했고, 예하 팀들이 몇 개월씩 교대로 돌아가면서 청와대에 파견돼 박정희 대통령의 경호를 맡았었다. 그러다가 1980년에 606부대가 27부대로 개칭됐고, 이후 대테러임무는 707특임대로, 대통령 경호임무는 27부대로 각각 특화돼 분화, 발전했다.
1980년대에는 국내의 각종 무장인질극 사건들에도 707특임대가 투입됐으나, 1990년대 이후로는 대한민국 내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경찰특공대가 전담하고, 707특임대는 해외에서 대한민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테러 사건을 전담하는 것으로 역할분담이 이뤄졌다.원래는 해상대테러도 707특임대가 전담했으나 1993년에 해군 UDT/SEAL로 해상대테러임무가 이관됐다. 이후 1999년에 창설된 해군 특수전전단 특임대가 해외에서 대한민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해상테러(선박납치 등) 진압 임무를 전담하게 됐다.
지방 경찰청 산하 특공대나 각 사단 헌병특임대가 없었던 시절에는 무장탈영이 발생할 경우 제일 먼저 투입되는 경우도 있었다. 지금은 각 지방경찰청 단위로 전직 특수부대원으로 구성된 경찰특공대와 특전사 각 여단별 특임대, 각 군 사단 급 부대의 헌병특임대가 이 역할을 담당한다. 헌병특임대가 먼저 파견된 후, 상황이 헌병특임대가 감당하지 못할정도로 격화되면 특전사 여단 예하 특임대가 출동할 수도 있다.
1980년대에는 여러 무장 인질극 사건에 투입되어 임무를 완수했다. 특히 1986년의 추풍령 휴게소 무장탈영 인질극 사건이 유명하다.
707특임대의 선발 기준 역시 시기마다 바뀌어 왔다. 과거에는 체력과 축구와 무술 등 운동능력 위주로 뽑았으며, 요즘은 운동능력 위주로만 뽑는게 아니라, 일부는 특전부사관 후보생들 중에 종합적인 교육성적이 높은 요원을, 일부는 특전부사관 후보생들 중 학생장 등 학생간부직을 맡아서 잘 수행해내고 뒤뇌가 뛰어난 요원등을 선발하는 방식이다.기수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특전부사관 후보생 100~200명 중에 4~7 명 정도를 뽑는다.
지금은 특전부사관 양성과정 중 707에서 특교단에 방문, 지원자를 대상으로 체력측정 + 면접으로 100% 선발한다고 한다.
임무 자체가 대테러 임무를 수행하다보니 훈련에서 중요시 되는 부분도 여단과 차이가 있다. 여단에서는 주로 산악훈련과 적 후방 게릴라전, 각종 교란작전 위주의 훈련이고, 707특임대는 인질구출 등 대테러에 특화된 훈련과 적 핵심부에 대한 정교한 직접타격에 초점을 맞춘 훈련에 더욱 치중하고 있다.
707특임대는 미 육군의 델타포스, 독일의 GSG-9 등 세계 유수의 대테러부대들과 연합훈련, 전지훈련, 위탁교육 등의 교류를 해오고 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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