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조 투입할 준비가 됐다는 현대차...일본마저 노린다는 시장은 [박민기의 월드버스]
‘총성 없는’ 글로벌 전쟁은 이미 진행 중
日혼다, 전고체배터리 개발·생산에 전력
막대한 개발 비용 회수 전략도 모색해야
현대차그룹이 이날 본격 참전을 선포한 전기차시장에선 이미 총성 없는 치열한 글로벌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동차산업을 대표하는 미국, 독일, 일본 등의 기업들은 전기차 기술 개발·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일본 자동차기업 혼다가 대표적입니다. 상대적으로 ‘전기차 후발 주자’ 평가를 받는 일본에서 혼다는 선두권으로 도약하기 위해 생산 비용과 차량 크기를 줄이되 배터리 성능은 높일 수 있는 신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혼다가 집중하고 있는 신기술의 핵심은 전고체 배터리(Solid State Battery) 활용입니다. 이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 전해질이 고체로 된 2차 전지로 에너지 밀도가 높아 대용량 구현이 가능하고 발화 가능성이 낮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리튬이온배터리를 대체할 차세대 기술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베 토시히로 혼다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약 40%의 생산 비용이 더 들어가는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혼다의 전기차 전환을 안착시킬 핵심 기술로 꼽힙니다. 기존 리튬이온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반면, 혼다가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는 이를 보다 안전한 세라믹 등 물질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통해 배터리팩의 사이즈와 가격을 낮추는 것은 물론, 전기차의 고질적 문제인 화재 등 위험도 예방할 수 있는 안전성을 갖춘다는 전략입니다.
그러나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혼다는 기술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과 개발 이후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비교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미베 CEO는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개발을 급하게 추진하는 대신 전기차시장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이후 혼다의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본격 상용화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 만큼 시장 상황을 살펴보며 혼다가 선두권으로 치고나갈 수 있는 완벽한 타이밍을 조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 소속 샘 아부엘사미드 애널리스트는 “프롤로그 가격대는 5만~6만달러 사이에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혼다는 치열한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많은 전기차 모델을 선보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차그룹처럼 혼다 역시 치열한 경쟁 속 전기차시장 상위권에 오르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지만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전기차 기술 개발을 위해 일본 소니그룹과 손을 잡은 혼다는 2040년까지 전기차로의 완전한 전환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뛰어든 기업이 혼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혼다의 경쟁사인 일본 도요타와 닛산 등이 개발 경쟁에서 앞서 있는 상황입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 다른 기업들도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대량 생산까지는 앞으로 최소 수년이 걸릴 예정입니다. 미베 CEO의 말처럼 전기차시장이 아직 안착하지 못한 상황에서 본격 생산 시기를 결정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에 놓인 혼다는 그럼에도 기술 개발과 대량 생산에 박차를 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럽과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35년부터 새로운 내연기관차 모델 판매를 금지할 예정이고, 중국은 전기차를 생산·판매하는 기업에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혼다는 2028년까지 10여종의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혼다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전고체 배터리 전략이 글로벌 전기차 경쟁의 판도를 뒤바꿀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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