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아들 잃은 美부모, 김정은에 섬뜩한 메시지 “그의 날, 얼마 안 남았다”
불법적 행동 일삼아… 멈추게 해야”
日과 대북 압박 강화하는 尹 정부에
“이전엔 이런 협력 못봐…많은 도움”
“韓도 北 테러지원국 지정 노력해야”
지난 2017년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지 엿새 만에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실패한 겁쟁이 지도자”라며 “그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재차 강력 비난했다. 아들의 죽음에 따라 북한을 상대로 한 각종 국제 소송을 진행 중인 이들은 미국 외에 한국 등 다른 국가들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는 21일 보도된 미국의소리(VOA)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의 변화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국 국민들에게 말하고 싶다”며 “민주주의 국가로서 한국은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한국 국민)들은 여러분을 위협하는 테러국가를 이웃으로 두고 있다”며 “그들 선박이 한국 해역을 침범하는 등 불법적인 행동을 일삼는다. 항상 일어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프레드는 “이런 일들을 멈추게 해야 한다”며 “연대해서 이런 행동 하나하나에 대항하면 북한은 존재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윔비어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도 윤석열 정부의 대북 기조를 언급하듯 “지금 북한을 변화시킬 훌륭한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정부가 북한을 조명하는 데 있어 아주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한국의 자세에 관해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는지 모른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한일 관계를 개선하며 대북 공조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신디는 “한국 정부는 일본과의 길을 열었다. 미국과 한국, 일본이 함께 군사훈련을 시작했다”며 “이전에는 이런 협력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신디는 “이런 현상들이 저에게는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며 “이들 세 나라의 협력은 너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윔비어의 부모는 아들의 죽음 이후 지난해 말 제정된 두 번째 ‘오토 웜비어법’의 이행 상황을 미 의회 측과 논의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다. 미국의 두 번째 ‘오토 웜비어법’은 북한 주민들의 정보 접근을 검열하는 데 연루된 해외 개인을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다. 이에 앞서 미국에서는 웜비어 사후 지난 2017년 북한에 조력하는 기업이나 금융기관에 대해 미국 금융시스템 접근을 전면 차단하고, 사안별로 벌금을 물리도록 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의 내용을 담은 첫 번째 ‘오토 웜비어법’을 제정한 바 있다.
프레드는 두 번째 오토 웜비어법에 관해 “북한 주민들에게 정보를 유입하는 것을 지원하는 아주 중요한 법”이라며 “북한 정권은 주민들에게 외부의 모든 것들을 증오하도록 가르친다. 여기에 우리가 대항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코 북한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웜비어의 부모는 아들의 죽음에 대해 북한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 미국 법원에서 5억 달러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냈다. 그러나 북한 측이 이를 지급하기를 거부해 해외에 있는 북한의 자산을 찾아 동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신디는 “미국 외에 여러 다른 나라에서도 북한 정권을 대상으로 하는 소송들이 진행되고 있다.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리고 각국의 시스템이 이런 소송에 대한 결과를 만들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프레드는 “중요한 부분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저희 부부는 그동안 미국 상·하원을 상대로 테러지원국 명단에 북한을 재지정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펼쳤고, 북한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포함돼 소송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유럽에서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기 위해 유럽의회 등과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레드는 “한국 국민들도 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진심으로 촉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웜비어 사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인 2017년 11월 미국 정부는 북한을 ‘살인적 정권(murderous regime)’이라고 규정하고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했다. 앞서 미국은 2008년 10월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한 바 있으나 당시 계속되던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더해 웜비어 사망 사건까지 터지자 북한을 9년만에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것이었다.
한편 ‘김정은에게 보내고 싶은 메시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프레드는 “없다. 그는 두려움 속에 사는 겁쟁이로 실패한 지도자”라며 “그런 패배자에게 무슨 메시지가 있겠는가. 왜 내가 그런 사람과 이야기를 하겠는가”라고 일축했다. 또 신디는 “그의 날은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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