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탄탄한 기본기 갖춘 패밀리 SUV, 혼다 CR-V

박진우 기자 2023. 4. 2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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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CR-V. /박진우 기자

혼다를 대표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CR-V가 6년 만에 옷을 갈아입고 국내 출시됐다. 가장 인기가 많은 중형 SUV에 속하는 만큼 도심 위주의 주행과 출퇴근은 물론 주말 나들이를 모두 책임지는 전천후 성격을 지닌다. 시장에 다양한 제품이 쏟아지고 있지만, CR-V만큼 오랫동안 한결같이 본질을 지켜온 차는 드물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도심형 패밀리 SUV라는 가치를 실현해 나간다.

첫인상은 투박해 보일 수 있다. 그것이 CR-V의 진가라고 단정 지어 버려서는 곤란하다. CR-V는 수입차 국내 첫 1만대 판매를 이끈 베스트셀러로, 눈에 보이지 않는 장점이 더 많은 차다.

혼다 CR-V. /박진우 기자

날렵해 보이는 디자인이 돋보였던 구형과 달리 신형 CR-V는 인상을 정리하고 단단하고 다부진 느낌을 준다. 불황일수록 자동차 디자인은 화려해지지만, 혼다는 그런 기교 부리기에 애쓰지 않는다. 물론 각 요소에 디자인적인 재미가 있다. 범퍼의 형태나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그릴 상단의 크롬바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다.

옆과 뒤 역시 차분하게 마감됐다. 옆면 디자인은 모난 구석 없는 SUV 디자인의 정석이다. 어느덧 CR-V를 상징하게 된 ‘L’자 리어램프는 현대적인 분위기다. 구형에서는 리어램프 사이에 두꺼운 크롬바를 넣었는데, 6세대 신형에서는 뺐다.

혼다 CR-V. /박진우 기자

사용자 친화적인 혼다의 실내다. 6세대 신형 CR-V는 그런 경향이 더 강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디지털 계기판의 크기나 그래픽의 정보가 적당하다. 이 부분이 현란한 요즘 트렌드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센터페시아 디자인 변화가 가장 크다. 이전에는 촌스럽다는 인상이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디스플레이를 돌출형으로 바꾸고, 허니콤(벌집 모양) 마감을 중앙에서 조수석까지 가로로 길게 뺐다. 여기에 공조 장치가 들어간다. 버튼 구성은 단출하고, 직관적이어서 주행 중이라도 차의 기능을 조작하는 데 무리가 없다. 구식 기어 레버가 조금 아쉽다. 레버 앞뒤로는 수납공간이 가득하다.

혼다 CR-V. /박진우 기자
혼다 CR-V. /박진우 기자

스티어링휠(운전대)의 촉감은 알맞다. 두께나 감촉이 좋다. 구형에서는 운전대 버튼이 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형에서는 운전보조시스템(ADAS)과 인포테인먼트 조작 버튼의 위치를 구분해 엄지손가락만으로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구형에 있었던 헤드업디스플레이는 삭제됐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등을 지원한다. 후방 카메라도 들어가 있다.

공간은 발군이다. 실내 곳곳에 수납공간이 가득하다. 이 공간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런 데도 수납할 수가 있네’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혼다 CR-V. /박진우 기자
혼다 CR-V. /박진우 기자

뒷좌석 거주성도 꽤나 쾌적하다. 무릎의 공간은 넉넉하고, 머리 위에도 걸리는 구석이 하나 없다. 문이 활짝 열려 타고 내리는 데도 아주 수월하다. 바닥면이 평평해 성인 3명이 나란히 앉아도 불편함이 없다. 역시 별도의 수납 공간을 아주 많이 갖추고 있다.

트렁크의 활용도도 굉장히 높다. 트렁크 바닥 아래에는 스페어타이어를 놨다. 기본 적재 용량이 1113L(리터)에 달해 경쟁차 중 가장 넓다. 골프백 4개는 그냥 실린다. 뒷좌석은 6:4 비율로 접고 펼 수 있는데, 모두 접을 경우 트렁크 용량은 2166L까지 넓어진다. 신장 180㎝ 성인 남성이 누워도 무리가 없는 공간이 나오기 때문에 CR-V는 차박족에게도 인기가 높다고 한다.

혼다 CR-V. /박진우 기자
혼다 CR-V. /박진우 기자

엔진은 업그레이드됐다. 효율과 응답성이 뛰어난 터보차저가 부착됐다. 혼다 특유의 가변밸브타이밍리프트장치(VTEC)는 오랫동안 갈고닦아 기술 수준이 더욱 높아졌다. 배기량 1.5L는 눈으로 보기엔 부족한 숫자일 수 있지만, 몰아보면 그런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무단변속기가 조합된 엔진의 최고출력은 190마력이다. 또 24.5㎏f.m의 최대토크를 갖추고 있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풍부한 힘이 바퀴에 전달된다. 생각보다 여유로운 성능이다.

소리 없이 차분하게 속도를 올리는 게 인상적이다. 터보 엔진은 거칠다는 선입견이 있기 마련인데, 부드러움 그 자체다. 소음도 거의 들리지 않고, 실내로 유입되는 바람 소리도 잘 차단돼 쾌적하다.

혼다 CR-V. /박진우 기자

탄탄한 기본기는 주행에서도 느낄 수 있다. 저속에서도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를 아낌없이 쓸 수 있어 가속 초반의 스트레스는 거의 없다. 고속에서도 차체를 안정적으로 받치는 힘이 뛰어나다. 답답함이 없다는 게 알맞은 표현일 것이다.

효율도 인증받은 수치보다 높다. 아이들 스톱 기능이 들어 있어 정차나 신호대기 중에는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막는다. 3종 저공해 자동차 인증을 받아 공영주차장 등에서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다만 CR-V에는 브레이크를 자동으로 잡는 오토 홀딩 기능이 있는데 아이들링 스톱과 오토 홀딩이 동시에 작동할 때 기능이 충돌해 조금 불편하다.

제동력도 좋다. 예민하지도, 굼뜨지도 않다. 곡선 주로를 달릴 때도 차체 지지력이 좋아 흔들림이 적다.

혼다 CR-V. /박진우 기자
혼다 CR-V. /박진우 기자

혼다 운전보조시스템 혼다 센싱은 더욱 정교해졌다. 레이더와 카메라를 활용한 이 시스템은 도로 위 안전을 담보한다. 카메라 시야각과 레이더 인식범위가 넓어져 능동형크루즈콘트롤(ACC)이나 차선유지보조시스템(LKAS) 성능이 높아졌다. 이 밖에 다른 기능들도 충실하다.

CR-V는 혼다의 원격 관리 서비스 혼다 커넥트가 가장 먼저 적용된 차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앱으로 차 문을 잠그고 열 수 있으며, 상태를 살펴볼 수도 있다. 긴급 상황도 즉각 알려주기 때문에 운전자 편의성이 향상됐다. 5년간 무료 서비스로 이용이 가능하다.

혼다 CR-V. /박진우 기자
혼다 CR-V. /박진우 기자

가격은 4190만원이다. 혼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오직 온라인으로만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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