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의 ‘콩팥’에 물이?

임태균 2023. 4. 2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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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의 신장(콩팥)에 물이 찼다는 말을 들으면 놀라지 않을 산모가 없을 것이다.

태아 100명 가운데 1~5명 정도가 앓는 선천성 질환인 '태아 수신증(선천성 수신증)'은 출산 전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비뇨기계통 이상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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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의 신장(콩팥)에 물이 찼다는 말을 들으면 놀라지 않을 산모가 없을 것이다. 태아 100명 가운데 1~5명 정도가 앓는 선천성 질환인 ‘태아 수신증(선천성 수신증)’은 출산 전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비뇨기계통 이상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아무리 흔한 질환이라고 해도 당사자인 부모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선천성 수신증은 어떤 질환이고 대처법은 무엇일까.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신장은 혈액에 존재하는 노폐물을 배출하는 정화조와 하수구 역할을 하는 장기다. 혈액이 신장에서 걸러져 소변이 만들어지고, 신장의 가장 안쪽 부분인 신배와 신우에 일시적으로 모였다가 요관으로 흐른다. 이후 요관을 거쳐 방광에 모인 소변이 어느 정도 차면 요의가 느껴지고 몸 밖으로 배설되는 것.

선천성 수신증은 산전 초음파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비뇨기계통 이상이다. 소변이 배출되지 않아 압력이 증가하고 신장의 신배와 신우가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상태를 뜻한다.

수신증이 나타나는 태아 중 약 80%정도는 출생 당시 증상이나 이상 징후를 보이지 않으며, 50%가량은 출생 시에 이미 증상이 없어지기도 한다. 또 출생 후에 수신증이 있더라도 상당수는 1년 이내에 자연 소실이 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오히려 수신증이 악화돼 신장 기능의 손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선천성 수신증의 주된 원인은 ‘폐쇄성 요로질환’ 또는 ‘방광 요관 역류’다. 폐쇄성 요로질환은 말 그대로 소변이 지나는 길 일부가 막히는 것으로 주로 신우와 요관의 경계 부위가 좁아진 경우가 많다. 또 방광 요관 역류는 소변이 방광에서 요관 또는 콩팥까지 거꾸로 역류하는 질환으로 소변을 보는 중에나 소변이 방광에 모이는 동안에 일어난다.

또 1개 이상의 콩팥이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하고 콩팥 안쪽에서 다수의 체액이 가득 찬 주머니(낭종)가 나타나는 ‘다낭형성 이상신장’이나 하나의 콩팥에 2개의 요관이 연결되는 ‘중복요관’도 선천성 수신증의 원인으로 알려졌다.

임형은 고려대학교 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고대안산병원)는 “선천성 수신증을 포함한 선천  신요로기형은 소아청소년에서 발생하는 만성신장병의 가장 흔한 원인”이라며 “임신 시 발견된 선천성 수신증, 특히 임신 중기 이후에 발견된 수신증은 출생 후 반드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아에게 수신증이 있어도 대부분의 경우, 정상 분만을 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이에 따라 주기적으로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면서 출산할 때까지 지켜보고 이후 증상 유무에 따라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임 교수는 “출생 후에는 일차적으로 콩팥‧방광 초음파검사를 하게 되고, 경미한 수신증은 대부분 자연적으로 호전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초음파검사를 시행하며 추적‧관찰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막연한 낙관은 금물로, 무엇보다 주치의의 권고에 따라서 정확한 검사를 통해 수신증의 원인질환을 찾고, 적절한 치료와 추적검사를 받는 것이 신장기능 보존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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