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넘어 습관돼야"…53번째 '지구의 날' 동참 행렬

김진엽 기자 2023. 4. 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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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기후변화주간…오후 8시부터 10분 간 소등행사
저탄소 점심, 자전거 구매 등 달라진 시민 인식
전문가들 "생활화 물론 환경 위하는 역량 키워야"

[부산=뉴시스]하경민 기자 = 지구의 날과 환경의 날을 맞아 부산지역 환경단체들이 22일 오전 부산진구 서면에서 제로 웨이스트 담배꽁초 디자인 조형물을 공개하고 있다. 이들 환경단체는 플라스틱과 담배꽁초 10% 저감을 목표로 '50일 줍깅 챌린지', '제로 웨이스트 부산 챌린지' 등을 전개한다. 2021.04.22. yulnet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지난 1970년 4월22일 미국 위스콘신주 게이로드 넬슨 당시 상원의원은 한 해 전 발생한 해상원유 유출 사고를 계기로 지구의 날을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문제에 대한 범지구적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렇게 만들어진 지구의날이 22일 53회째를 맞았다. 우리나라에선 2009년부터 매년 지구의 날 전후해 기후변화주간을 정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저탄소 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도 환경부는 이날부터 1주일간 14회 기후변화주간을 운영한다. 올해 주제는 '지구를 위한 실천 : 바로 지금, 나부터!'이며 개인부터 탄소중립 실천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 오후 8시부터 10분 간 불을 끄는 전국 소등행사도 함께 한다.

정부기관들 역시 지구의 날을 맞아 탄소중립을 위한 작은 실천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21일 점심시간 부천시청 구내식당에서는 '저탄소의 날' 특별 메뉴가 제공됐다. 취나물표고영양밥과 부추양념장, 김치콩나물국, 건새우무조림, 김구이, 잡채, 포기김치 등 채소 위주로 음식을 준비했다.

부천시청에서 근무하는 신모(30)씨는 "지구의 날은 알고 있었으나 그게 이번 주인지는 사실 몰랐다. 직장 동료들이 특별 메뉴가 나온다고 해서 인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채소 위주의 저탄소 식단이 나왔는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지구와 사람이 함께 건강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구내식당에선 텀블러를 가져오면 음료를 담아주는 행사도 했다. 그 연장선으로 이번 주말은 텀블러를 쓰며 일회용기 사용을 줄여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신모씨가 다니는 직장에선 지구의 날을 맞아 저탄소 식단이 제공됐다. 사진=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 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들 역시 지구의 날을 맞아 다양한 실천을 약속했다.

생활유리제조전문기업 SGC솔루션은 다회용기 사용을 독려하는 '노(NO)플라스틱' 챌린지를 진행하는가 하면, 롯데호텔은 19개 호텔·리조트에서 조명을 10분간 끄는 소등 행사에 참가한다. KT는 '한강 지킴이' 봉사활동을 했고, KB손해보험은 재생 기부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오비맥주는 올바른 캔 분리배출법 '캔크러시' 캠페인을 한달간 진행할 예정이다.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도 지구의 날과 관련한 해시태그나 게시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평소 자전거 타기가 취미인 직장인 하모(33)씨는 새로운 자전거를 알아보던 중, 소비에 의미를 더하기 위해 지구의 날에 구매하기로 했다.

하씨는 "최근 자전거를 바꾸기 위해 검색하다가 이번 주말이 지구의 날이라는 걸 알게 됐다. 7년을 타다가 바꾸는 만큼 '지구의날에 사서 개시하면 의미 있겠다'는 마음을 먹고 일정에 맞춰 구매를 서둘렀다"고 말했다.

그는 "주말에 취미로 자전거를 타고 시차출근이 가능할 때는 자전거로 출퇴근도 한다. 처음엔 운동 목적이었는데 주변에서 '환경 많이 생각한다'고 칭찬을 해준 뒤 환경보호에 기여할 수 있단 생각으로 더 자주, 열심히 탔는데 이번에도 실천한 것 같아 좋다"며 웃었다.

전문가들은 환경을 위한 실천이 생활습관으로 자리잡도록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이제 가정에서 할 수 있는 환경 보호는 시민분들도 안다"며 "(인지를 넘어)습관을 들여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아껴 쓰기, 소등하기 등 이미 잘 아시는 것들 외에도 최근 많이 이용하시는 배달 음식 섭취 때는 배달보단 포장을, 포장할 때는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 사용 등 작은 것부터 하나씩 바꿔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성표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환경이 문제라는 것은 모두 알지만 여전히 환경 문제는 '정부나 기업이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며 "이벤트성으로 바라보는 경향도 많다. 얼마나 일회용품을 안 쓰고 친환경을 해야 환경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는 게 일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인이 하루에 어느 정도까지 참여해야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를 (국가가) 알려줘야 하고 생각해야 할 때"라며 "환경을 위하는 기본적인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미래경영청년네트워크' 회원들이 21일 서울 광화문사거리 인근 도로에서 '지구경영을 위한 청소년 기후 액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4.21. kkssmm99@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wlsduq1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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