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보는 세상" 시각장애 학생 돕는 나사렛대 점역사 박경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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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종이 위, 0.6~0.8 ㎜ 높이로 도드라진 점자는 때로는 산이 되고, 때로는 바다가 된다.
나사렛대학교에는 박경화 점역사가 20명의 시각장애학생들을 세상으로 안내하고 있다.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점자명함' 지원과 학생들이 학교 인근 편의시설의 안전한 이용을 돕기 위한 점자지도 제작에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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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학생들이 세상에 나갈 수 있는 통로가 되는 역할"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새하얀 종이 위, 0.6~0.8 ㎜ 높이로 도드라진 점자는 때로는 산이 되고, 때로는 바다가 된다. 볼록 솟아오른 점 하나에 손끝이 닿는 순간, 시각장애인은 세상으로의 모험을 떠난다. 하지만 점이 사라지면 문도 닫힌다. 시각장애인에게 매끈한 종이는 손잡이 없는 문과 같다.
빈 종이에 점자를 만드는 일을 '점역'이라 하고, 그 일을 하는 사람을 점역교정사(이하 점역사)라고 부른다. 국내에는 1500여 명의 점역사가 활동 중이다.
나사렛대학교에는 박경화 점역사가 20명의 시각장애학생들을 세상으로 안내하고 있다.
박경화씨는 "장애 학생들이 세상에 나갈 수 있는 통로가 되는 역할"이라며 "학생들이 저마다 가지고 있는 꿈을 펼쳐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씨의 바람은 자신의 삶이 투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박씨는 저신장 장애를 안고 있지만 장애는 박씨의 삶을 가로막지 못했다. 박씨는 나사렛대에서 점자문헌정보학과 재활학을 공부했다. 점역교정사를 취득한 2014년부터 모교에서 교직원으로 근무 중이다.
박씨는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시각장애학생들의 학습을 지원하고 있다. 재활복지 특성화대학인 나사렛대에는 올해 기준 20명의 시각장애 학생이 있다. 학년도 전공도 각각 다르다. 점자가 아닌 전공서적이나 수업자료는 시각장애 학생들에게 무용지물이다.박씨는 수업에 필요한 교재나 자료, 강의 노트 등을 점역해 준다.
시험지도 박씨의 손을 거쳐야 한다. 시각장애학생들은 박씨가 점역한 시험지로 문제를 읽어야 시험을 치를 수 있다.
나사렛대에 재학 중인 김초롱씨(스포츠재활학과4)는 "점자가 없으면 공부 자체를 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며 "필요한 자료를 점역해줘 항상 고마워한다"고 말했다.
매년 500~600권의 교재를 점역하는 박씨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깨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활동도 하고 있다.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점자명함' 지원과 학생들이 학교 인근 편의시설의 안전한 이용을 돕기 위한 점자지도 제작에도 참여했다.
박경화씨는 "사회의 시선 속에서는 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는 점을 학생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다"며 "장애를 가진 학생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 실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issue7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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