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 폭로’ 표예림 가해자, 내용증명 보내 “영상 삭제·사과해라”

이혜진 기자 2023. 4. 22. 06:5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 피해자 표예림(사진 왼쪽) 씨와 그가 공개한 내용증명. / SBS방송화면 캡처

이른바 ‘현실판 더글로리’라 불리는 표예림(28)씨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신상이 동창생에 의해 공개된 가운데, 이들이 표 씨에게 신상 공개 영상을 내리고 사과를 요구하는 내용 증명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SBS에 따르면 최근 유튜브에 게시된 신상 공개 영상에 등장하는 가해자 2명은 이날 표 씨에게 내용 증명을 보냈다. 이들은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 조항을 근거로 오는 27일까지 자신들의 실명과 관련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의 글을 게재한 뒤 사과문을 우편으로 통지하라고 요구했다. 또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실행하지 않으면 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앞서 표씨의 동창생이라 밝힌 인물이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 표 씨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 4명의 신상과 근황을 공개한 바 있다. 이들의 직업 정보까지 공개되면서 가해자 중 한 명은 근무하던 미용실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표 씨는 이같은 요구에 대해 “신상 공개 영상은 제가 올린 게 아니다. 삭제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내가 왜 대체 걔들한테 사과글을 게재해야 하고, 사과문을 우편 통지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연락 온 가해자 “나도 어렸다”

표씨는 지난 1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올리고 “3월 28일 가해자 중 한 명에게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표씨가 가해자 A씨에게 먼저 연락했고, 두 사람은 통화를 하게 됐다고 한다.

통화 녹취록에서 가해자 A씨는 “옛날에 너에게 했던 짓이 솔직히 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조금 심했던 건 기억한다”면서도 “나도 말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 가만히 있는 것이다. (학폭 당시의 일이 자세하게)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이에 표씨가 “나는 아주 세세하게 기억한다. 네가 사람이냐”고 따져묻자 A씨는 “그때는 나도 어렸지 않냐. 철없을 때가 아니냐”고 했다.

이어 표씨는 “철이 없고, 어리고, 미안하다고 말할 거면 그렇게 행동해도 되는 거였냐”며 “뺨치고, 머리, 치고, 다리 때려도 되냐”고 따지자 A씨는 “나는 다리 때린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A씨는 또 “나도 그때는 철 없을 때니까. 내가 나이 먹고 그렇게 했냐. 철이 없었으니 나도 미안하다고 하는 것 아니냐”며 “나도 왜 그렇게 때렸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표씨는 A씨와의 통화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가 아니었다. 가해자들은 적반하장으로 저렇게 말하고, 누구도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는다”고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게 청원밖에 없다. 세상이 바뀌어야 저들이 진심으로 깨닫고 미안하다고 할 것”이라며 청원 참여를 요청했다.

최근 표예림 씨는 국민 청원을 올리고 학교폭력 공소시효와 사실적시 명예훼손 등 가해자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여지가 있는 조항을 폐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청원은 현재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국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표예림 씨가 공개한 후원금 계좌 내역. /표 씨 유튜브 캡처

이와 별개로 표씨는 후원 계좌를 열어 후원금을 모금했다가 지적을 받자 계좌를 닫기도 했다.

표 씨는 유튜브 채널 영상을 통해 계좌를 올리며 후원을 요청한 바 있다. 표 씨는 영상에서 “혹여나 가해자가 제게 고소를 진행할 경우 예방 차 (후원을) 받고 있는 것이며 향후 10년 뒤 피해자들의 법률 지원이나 기부로 투명하게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후 지난 2일 약 220만원 가량의 후원금이 모인 통장 내역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그러나 해당 영상 댓글을 통해 “돈과 엮이면 진실성이 사라진다”며 후원금 모금이 사건 진행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실제로 후원금 모금 소식을 들은 일부 네티즌들이 표씨에게 ‘수금에 나섰다’는 등의 악플을 달기도 했다.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표 씨는 21일 “후원계좌는 한참 전에 오픈했으며, 내역 역시 한푼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투명성을 공개하기 위해 약 3주전 올렸던 내용이지만 그럼에도 불편해 하시는 분들이 많아 내렸다”며 “후원금은 아직까지 한푼도 쓰지 않았다. 어떠한 (변호사) 선임도 하지 않았고 개인의 복수가 아닌 증명을 위해 민형사상 절차를 밟을 것이다. 혹여나 후원금 반환을 원하신다면 확인 후 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