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월 서비스 PMI 깜짝 상승”···“하루짜리 새 VIX 나온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1분기 기업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예상보다 좋게 나온 4월 구매관리자지수(PMI)에 국채금리가 올랐음에도 소폭 상승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0.11%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09%, 0.07% 뛰었는데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한때 연 3.578% 수준까지 상승했습니다.
월가에서는 내일부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외부에 말을 할 수 없는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가는 만큼 금리와 경기, 침체에 관한 얘기들이 많았는데요. 1200명의 직원을 감원하기로 한 리프트 6.1% 뛰었습니다. 실적 발표 뒤 3.46% 오른 생활용품 업체 프록터앤갬블은 재품 가격을 10% 올렸다고 했는데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화당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51%)이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38%)를 앞서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죠. 오늘은 S&P PMI와 기준금리, 증시 전망을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이날 나온 S&P 글로벌의 4월 PMI부터 보죠. S&P는 4월 미국의 제조업 PMI가 50.4로 블룸버그통신 전망치 49를 웃돌았습니다.
이는 6개월 만의 최고치인데요. 전달(49.2) 대비로도 1.2포인트 상승했습니다. PMI가 50을 기준으로 확장과 수축을 나누니까 미국 제조업이 4월에 확장으로 돌아선 거죠. 예상을 크게 밑돈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제조업 지수와는 상반되지만 뉴욕 연은 지수와는 일맥상통하는데요.
서비스업도 예상을 웃돌았습니다. 4월 서비스업 PMI가 53.7을 기록했는데요.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3월(52.3)과 시장 전망(51.5)을 모두 뛰어넘었는데요. 종합 PMI도 53.5로 월가 예상(51.2)보다 높았죠.
생각보다 좋은 업황, 특히 서비스업은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지속하고 노동시장 둔화가 천천히 이뤄질 것임을 시사합니다. 크리스 윌리엄슨 S&P 글로벌 수석 비즈니스 이코노미스트는 “4월 지표는 업황이 다시 좋아질 수 있는 추진력을 얻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수요 증가가 가격상승 압력을 불러오고 있으며 이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계속 5.6% 수준을 유지하는 이유를 설명한다”고 전했는데요.
PMI는 공급관리협회(ISM) 자료를 같이 봐야 더 종합적인 판단이 가능하지만 이날 S&P의 PMI에 미 국채금리가 급등했죠. 자료 배포 시점인 오전9시45분 3.507%까지 떨어졌던 10년 물 금리가 이후 치솟아 3.578% 정도까지 갔는데요.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도 4.192%까지 올라 이 시간대를 경계로 절벽이 만들어졌는데요.
이렇다 보니 경기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나을 수 있다는 생각도 나왔습니다. 블룸버그가 14일부터 19일까지 실시한 월간 이코노미스트 설문에 따르면 강한 소비지출에 1분기 국내총생산(GDP) 전망치가 1.3%에서 1.8%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별도의 블룸버그 단말기 집계치는 2.0%인데요. 소니아 메스킨 BNY 멜론 미국 거시 헤드는 “1분기 GDP 숫자가 꽤 강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최근 분기손실을 보고한 유나이티드에어라인은 여행 수요는 강하다고도 했었죠. 코웬의 헬렌 베커는 “항공사들의 2분기와 3분기 매출이 기록적인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도 했는데요.
이 같은 상황들이 기준금리 인상 전망으로 이어졌습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1시50분 현재 5월 0.25%p 금리인상 확률이 87%로 어제보다 2.5%p 높아졌는데요. 시장에서는 더 보는 이들도 있습니다. 6월 0.25%p 추가 인상 가능성이 어제 23.1%에서 이날 27.3%로 상승했는데요. 로저 퍼거슨 전 연준 부의장은 미 경제 방송 CNBC에 “연준이 (5월에) 한번 더 금리를 올린 뒤 인상을 끝낼 가능성이 가장 높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상대적으로 높아 6월 인상이 테이블 위에 올라올 수 있다. 아직 5월 인상 뒤 종료가 확정된 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닌데요. 리사 샬렛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5월이 마지막일지는 두고 봐야 한다”며 “이후 추가 인상 확률이 0%인 게 아니다. 아직 연준의 임무가 달성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5월 0.25%p 인상 뒤 종료가 가장 유력하다고 보되 이후 인플레이션과 고용 상황에 따라서는 6월 추가 인상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쪽으로 문을 살짝 열어 놓는 게 좋을 듯한데요. 이후 고용과 인플레이션 자료를 보면 추가로 방향을 잡아나갈 수 있겠습니다.
물론 3월의 은행 위기와 그에 따른 대출 축소 움직임은 인플레이션을 더 낮출 요인이 됩니다. 돈을 빌릴 수 없으면 지출과 투자가 줄어들테니까요. 이는 연준이 덜 움직일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블룸버그는 “대출 조건이 강화하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질 것 같다”고 했는데요.
다만, 핵심은 속도죠. 전 댈러스 연은 총재인 리처드 피셔는 “은행이 대출을 덜 하는 게 인플레이션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연준은) 빨리 움직여야 한다. 이날 나온 PMI를 보면 인플레 문제가 있고 중앙은행은 움직여야만 한다. 4~5% 인플레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는데요. 28일에 나올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4.1% △전월 0.1% △근원 전년 4.5% △근원 전월 0.3%로 예상됩니다.
금리인하 전망도 그런데요. 금리선물시장은 이날도 연말까지 0.5%p 안팎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책정하고 있습니다. 로저 퍼거슨 전 연준 부의장은 “시장이 연준보다 금리인하에 더 낙관적이다. 연준은 디스인플레이션이 확실해지는 것을 확인하려고 할 것이며 올해 금리방향에 관해서는 연준과 시장의 생각이 다르다”고 했는데요.
중요한 건 생각보다 나은 4월 PMI와 아직 버틸 체력이 된다고 생각해 진행하는 금리인상 등이 미국을 경기침체의 올가미에서 쉽게 벗어나게 해주는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계속되는 긴축 누적효과와 은행의 신용 축소가 미국 경제를 앞으로 계속 둔화하게 만들 것이라는 말인데요. 은행의 대출 축소는 침체의 강도를 더 세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기업들도 웅크리고 있는데요. 구글은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짓기로 했던 메가 캠퍼스 건설을 경기둔화를 이유로 중단했다고 합니다. 당초 연말 전에 착공예정이었는데요. 추정 경제효과만 190억 달러짜리였죠. 모히트 쿠마르 제프리스 인터내셔널의 전략가는 “우리는 미국이 하반기에 경기침체에 빠진다는 쪽”이라며 “앞으로 데이터가 계속해서 약해질 것이며 나쁜 데이터는 (증시에) 나쁜 소식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의 생각도 비슷한데요. 그는 “차입비용이 높아지고 기업의 심리가 약해지고 있으며 주택시장이 빠르게 하락하는 와중에 은행권의 스트레스는 대출조건을 훨씬 더 긴축시킨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이는 경착륙 가능성을 더 높인다”고 했습니다.
실제 연준은 은행 추가 규제를 고려하고 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자산 1000~7000억 달러 수준인 은행을 대상으로 채권의 미실현손익을 자본비율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US뱅크코퍼레이션과 PNC, 트루이스트, 캐피털원 같은 지역은행 30개 사가 대상인데요. 금융위기 이후 자산 2500억 달러 이상 은행은 자본비율 계산 시 증권 미실현 손익을 넣도록 돼 있었는데 소규모 은행은 이를 빼줬고 2019년에는 대형 지역은행도 면제 혜택을 받았죠.
이렇게 바뀌면 금리상승 시(채권가격 하락) 자본비율이 나빠지게 돼 추가 증자를 하거나 위험 대출을 줄이는 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비은행 기관에 대한 감독강화 필요성도 제기했는데요. 모두 시중 대출을 줄일 수 있는 것들입니다.
경기와 관련해 월가에서는 자동차 판매 얘기도 나오는데요. 전통적으로 자동차 판매 둔화는 침체의 전조로 보는데 최근 테슬라가 지속적으로 할인 판매에 나서고 있는 것이 좋지 않은 신호라는 거죠.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미국의 3월 차판매는 연율 기준 1480만 대로 1월(1600만 대)과 2월(1500만 대)에 이어 하락하고 있습니다. 1분기로는 1530만 대로 2021년 2분기 이후 최고라지만 4월 이후의 상황이 중요하겠습니다.
어제 앨리 파이낸셜이 자동차 대출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는 내용 전해드린 바 있는데 이는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뜻인데요. 투틀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매튜 투틀 최고경영자(CEO)는 “자동차 수요와 가격은 (경기의 위험을 알리는) 탄광 속 카나리아”라고 봤습니다.
데이터트랙 리서치에서는 흥미로운 자료가 하나 나왔는데요. 시장이 침체를 되레 바랄 수 있다는 게 요지입니다.
이유는 지금의 생산성 둔화와 높은 인플레이션, 공격적인 연준 등 3가지 흐름을 뒤바꿔 놓을 수 있다는 거죠. 침체가 와 노동시장이 둔화하고 실업률이 올라가면 생산성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을 것이고 수요 감소에 물가도 떨어질 겁니다. 연준의 공격적은 자세도 누그러질 수밖에 없고 통화완화로 돌아설 수 있는데요.
니콜라스 콜라스 데이터트랙 리서치 공동 설립자는 “1960년 이후 모든 경기침체에서 이 세 가지 문제가 빠르게 역전됐다”며 “시장이 이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경기가 바닥을 찍기 전에 주식시장이 바닥을 먼저 찍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월가는 이 역사를 알고 있으며 다가오는 경기침체가 다음 완화 사이클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더 중요한 것은 연준도 이를 알고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는데요.
머니마켓펀드(MMF)로의 자금유입도 줄고 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인베스트먼트 컴퍼니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19일 기준 MMF 자산이 5조2000억 달러로 전주보다 686억4000만 달러가 감소했다고 하는데요. 1차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 자체는 잦아들고 있는 게 맞다는 신호겠습니다. 채권왕으로 불린 빌 그로스는 “지역은행 ETF와 웨스턴 얼라이언스, 시노버스 파이낸셜, 팩웨스트 뱅크 등 은행주를 매입했다”며 이를 매혹적인 장기투자라고 했는데요. ‘장기’라는 점이 중요하겠습니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지금까지 S&P500 기업 중 18%가 실적을 내놓았는데 어닝이 전년 대비 -4.7% 수준이고 매출은 1.9% 오르는 것으로 나온다는데요. 스콧 랜더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CIO는 최근 증시가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이유에 대해 “투자자들이 다음 주 어닝 및 경제 데이터를 앞두고 대기 중”이라고 봤습니다.
시기적 요인에 대한 얘기도 나옵니다. 스탁 트레이더 알마낙의 제프리 허쉬 편집장은 “지난해 10월 최저치를 뚫고 내려간다거나 경기침체가 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1년 중 가장 나쁜 6개월(5~10월)에 대한 전망은 어둡다”며 “옛말에 5월에 팔고 가라는 말이 있는데 다음 주는 5월 전 마지막 주”라고 했죠.
말이 많았던 변동성지수(VIX)의 경우 다음 주 월요일부터 하루짜리 VIX가 나온다고 하는데요. VIX는 만기가 23~37일인 파생상품을 바탕으로 산출되는데 제로데이옵션(0DTE)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 달라진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하루짜리 VIX가 투자자들의 심리상태를 더 잘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데요. 0DTE는 S&P500 전체 옵션 물량의 4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다음 주에는 27일 1분기 GDP와 실업수당 청구, 28일 PCE와 고용비용지수(ECI) 등의 주요 자료와 빅테크 실적 발표가 있는데요. 25일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26일 메타, 27일 아마존과 인텔 등입니다. 크리스 자카렐리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CIO는 “기술업체들이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는데요. 24일 퍼스트리퍼블릭뱅크 실적부터 잘 들여다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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