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처럼 빛났던 문빈, 오늘 비공개 발인…"평안하기를"

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2023. 4. 22.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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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세상을 떠난 문빈. 문빈 인스타그램

스물다섯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아스트로(ASTRO) 문빈의 발인이 오늘(22일) 오전 8시 엄수된다.

소속사 판타지오는 21일 저녁 공식입장을 통해 "22일 문빈님의 발인이 엄수된다"라며 "유가족분들의 뜻에 따라 발인식과 장지를 공개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스트로 멤버들과 유가족분들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아름답게 잘 보내드릴 수 있도록, 기자님들의 너그러운 양해를 재차 부탁드린다. 더불어 깊은 애도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라고 덧붙였다.

고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건 20일 새벽. 문빈이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신고가 19일 저녁 8시쯤 경찰에 접수됐고, 건국대병원으로 급히 이송됐으나 그는 결국 세상을 떠났다. 장례식장은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고, 부모님과 여동생 문수아가 상주로 이름을 올렸다. 문수아는 걸그룹 빌리(Billlie)의 멤버이기도 하다.

문빈은 2016년 6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아스트로로 데뷔했다. 아스트로 공식 페이스북

동방신기의 '풍선'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고, '꼬마신기' 멤버로 SBS 예능 '스타킹'에 나오는 등 어린 시절부터 연예계 활동을 준비했던 문빈은 2009년 방송한 KBS2 월화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소이정(김범) 아역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2015년 웹 드라마 '투 비 컨티뉴드'에 출연했고, 이듬해 6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아스트로를 통해 가요계에 본격 데뷔했다. 아스트로는 '베이비'(Baby) '니가 불어와'(Crazy Sexy Cool) '고백' '널 찾아가' '캔디 슈가 팝'(Candy Sugar Pop) 등 다양한 곡으로 활동했다.

같은 팀 멤버인 산하와 함께 유닛 '문빈&산하'를 결성해 2020년 첫 번째 미니앨범 '인-아웃'(IN-OUT)을 발매했다. 이후 싱글 '고스트 타운'(Ghost Town), 두 번째 미니앨범 '레퓨지'(REFUGE), 카카오웹툰 '너를 만나다' OST '빠져들어'를 냈다. 올해 1월에는 세 번째 미니앨범 '인센스'(INCENSE)를 내고 팬 콘서트 월드 투어를 개최하기도 했다.

개인 활동도 활발히 했다. MBC M과 MBC 에브리원에서 방송하는 음악방송 '쇼 챔피언' MC를 2020년 3월 4일에 시작해 2022년 10월 26일에 마무리했다. 그룹, 유닛 활동을 번갈아 가며 하는 와중에도 약 2년 8개월간 MC 자리를 지킨 셈이다.

2020년 데뷔한 유닛 문빈&산하. 왼쪽부터 문빈, 산하. 아스트로 공식 페이스북

희극인과 배우가 출연진의 주를 이뤘던 예능 '최신유행 프로그램' 시즌 1~2에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최신유행 프로그램' 제작진과의 인연으로 'SNL 코리아 2'에도 함께했다.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 '소울플레이트' '인어왕자 : 너를 만나다'로 연기자로서의 필모그래피도 쌓았다.

이밖에 '식벤져스' '2021~2022 설특집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 '도시어부 4' '아는 형님' '런닝맨' '주간 아이돌' 등 여러 프로그램에서 활약했다. 동생인 문수아와 '호적메이트'에 동반 출연해 따뜻한 우애를 자랑했다. 문빈은 번지점프 전 2023년의 소원으로 "수아 언제나 행복했으면 좋겠다"를 외쳐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문빈은 최근까지 유닛 '문빈&산하' 활동을 지속했다. 지난달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문빈&산하의 단독 팬콘 투어 '디퓨전'(DIFFUSION)을 진행하고 있었다. 마닐라·방콕·마카오·타이베이·자카르타·도쿄·오사카 등 아시아 투어를 거쳐, 브라질·칠레·멕시코까지 남미 3개국을 방문하는 일정이었다.

문빈&산하는 지난 8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공연을 마치고 즉석 라이브 방송을 켰다. 태국 공연 전 어지럼증을 동반한 컨디션 난조로 인해 코로나19 신속 항원 검사를 해 출국을 늦췄던 문빈은, 몸이 좋지 않았는데 (방송 당시였던 8일은) 괜찮다고 밝혔다.

문빈의 발인은 오늘(22일) 오전 8시다. 황진환 기자

그러면서도 "고백할 게 있다면 좀 힘들었다. 힘들었는데, 최대한 티를 안 내려고 했는데 사실 팬콘 때부터 조금 티를 낸 것 같다. 너무 미안하고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까 운동도 이제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산하는 "뭐가 미안해. 우리 로하(아로하·아스트로 공식 팬덤을 의미)도 이해해 줄 거야"라고 말했다.

"하나둘씩 놓치고 있던 것들, 잘 회복해서 우리 로하도 행복하게 해 줘야 한다"라고 한 문빈은 "내가 선택한 직업이니 내가 감당해야지"라고도 덧붙였다.

문빈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연예계는 슬픔과 충격에 빠졌다. 그곳에선 걱정 없이 평안하라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하는 동료들의 추모가 쏟아졌고, 컴백을 앞둔 가수들의 홍보 일정 다수가 잠시 미뤄졌다. 음악방송은 추모 멘트와 영상 등으로 고인을 애도했다. 특히 문빈이 MC를 맡았던 '쇼 챔피언'은 공식 트위터 계정에 추모의 뜻을 담은 이미지와 글을 게시했다.

21일 방송한 KBS2 '뮤직뱅크'

21일 KBS2 '뮤직뱅크'에서는 MC 이채민과 르세라핌 은채가 오프닝 멘트에서 "먼저 이번 주 가요계에 슬픈 소식이 있었다. 무대 위에서 누구보다 반짝였던 문빈씨.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밝혔다. 이채민은 "이번 주 '뮤직뱅크' 조금 차분한 진행 양해 부탁드리겠다"라고도 했다. 방송 말미에는 "이제 무대가 아닌 우리 마음속에서 영원히 빛날 문빈씨.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라고 전했다.

소속사 판타지오는 간이 분향소를 마련했다. 판타지오는 "먼 걸음 해 주신 팬분들께 조금이라도 마음 편한 공간을 준비하고자" 추모 공간을 준비했다고 사옥에 게시했다. 이 분향소는 오늘(22일) 철거 예정이다. 팬들은 문빈을 포스트잇과 사진, 슬로건, 꽃다발 등으로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다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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