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일단 바닥 쳤다…봄 이사철 뒤 흐름 '촉각'

나원식 2023. 4. 2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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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톡톡]강남4구 아파트값, 11개월 만에 반등
전국 집값 낙폭 줄어… 실거래가지수 10개월 만 상승
이사철 막바지…높아진 호가에 다시 '관망세' 전망도

서울 강남4구 아파트값이 11개월 만에 상승했습니다. 송파와 강동구 등에 위치한 주요 대단지에서 상승 거래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는데요. 서울에서는 거래량이 늘고 집값 하락세도 확연히 둔화하며 점차 바닥을 다져가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흐름이 갈수록 뚜렷해지자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는 분위기도 나타나는데요. 하지만 수요자들의 관망세 또한 여전합니다. 특히 봄 이사철이 막바지에 접어든 영향까지 더해지며 거래량 증가세가 다시 둔화할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그래픽=비즈워치.

송파·동작 상승 폭 확대…서초·강동 상승 반전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셋째 주(1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13% 하락하며 전주(-0.17%)보다 낙폭이 줄었습니다.

수도권(-0.17%→-0.13%)과 지방(-0.17%→-0.14%) 역시 같은 흐름을 보이며 전반적인 낙폭 둔화 분위기가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서울도 이번 주 아파트값 변동률이 -0.08%를 기록하며 낙폭을 줄였는데요. 특히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속한 동남권의 아파트값이 지난해 5월 넷째 주 이후 11개월 만에 상승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동남권 내에서는 강남구(-0.01%)를 제외한 3개 구 모두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송파구의 경우 전주 0.02%에서 이번 주 0.04%로 상승 폭이 확대했고요.

서초구(-0.01%→0.04%)와 강동구(-0.05%→0.01%)는 상승 반전했습니다. 이 지역들과 인접한 동작구는 지난주 0.01%에서 금주 0.03%로 상승 폭을 키웠고요.

서울 주요 자치구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 /그래픽=비즈워치.

서울 25개 자치구 중 아파트값 하락 폭이 늘어난 지역은 지난주 8곳에서 이번 주에는 4곳(중·용산·성북·도봉구)으로 줄었습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가격 추가 하락 기대와 매물 적체 영향으로 관망세가 지속하고 있지만 일부 선호도 높은 지역·단지 위주로 수요 발생하는 등 국지적으로 매물·거래 가격이 상승하며 하락 폭이 축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집값 바닥?…높은 호가 추격 매수 '아직'

이처럼 서울 집값은 점차 바닥을 다지는 듯한 모습인데요. 거래량이 늘고 거래 가격 상승 흐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2879건(21일 기준)으로 전달(2461건)에 이어 두 달 연속 2000건을 넘어섰는데요. 신고 기한이 10일가량 남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3월 거래량은 3000건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도 두 달 연속 올랐는데요. 지난 1월에는 143.1을 기록하며 전월보다 1.23% 증가했다가 3월에는 145.7로 오름폭(1.85%)이 더욱 커졌습니다. 강남4구가 속한 동남권의 실거래가 지수의 상승 폭이 2.28%로 서울 5대 권역 중 가장 컸고요.

실거래가지수는 같은 단지에서 거래 신고가 두 번 이상 있는 주택의 가격을 기준 시점(2017년 11월)과 비교해 산출한 수치입니다.

아파트 실거래가지수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다만 이런 흐름이 이어지며 서울 집값이 지속해 상승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집값이 바닥을 다지는 듯한 분위기가 나타나자 집주인들은 호가를 올리고 있는데요. 수요자들은 이런 호가를 따라가기보다는 관망세로 다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입니다.

여기에 더해 통상 주택 거래량이 가장 많은 봄 이사철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더욱 짙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지난 2~3월에 반짝 늘었던 거래량 증가세가 다소 둔화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이달 들어서 지난 2~3월에 비해 아파트 매매량 증가 추세가 다소 둔화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송파구 잠실 등을 돌아보니 지난해 큰 폭으로 하락했던 거래 가격이나 호가가 최근 들어 다시 올라가자 매수 문의가 다시 줄어들었다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4월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21일 현재 759건으로 다소 적은 편입니다. 신고 기한이 아직 한 달 이상 남았지만 이럼 흐름이 지속하면 지난 3월보다 거래량이 적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급매물 소진 후 벌어진 호가 차이가 매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는 데다 이전보다 가격 부담이 낮아진 전세로 거주하면서 집값 추이를 주시하려는 수요도 상당하다"며 "2분기에는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치 싸움으로 거래가 주춤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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