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철 악몽에 다시 소환된 ‘무임승차’...출퇴근 시간이라도 제한하자고? [나기자의 데이터로 세상읽기]
서울 4·7·9호선도 혼잡도 높아
정부, 열차 늘리는 등 대책 마련
서울 지하철 10명 중 2명 무임승차
1호선은 무임승차 30%대로 높아
무임승차 손실 서울서 年3000억원
출퇴근 시간에 사람들 몰리는 만큼
무임승차 시간제한 논의 필요해
지난 11일 오전 김포골드라인서 승객 2명이 호흡곤란으로 쓰러지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김포골드라인을 찾기도 했죠. 이미 대책 방향성은 나왔습니다. 정부는 미니 지하철인 김포골드라인 열차를 증편하고, 대체 교통수단인 셔틀버스를 마련할 예정입니다. 한강 수륙양용버스 도입 이야기도 나옵니다.
하지만 당장 지옥철 문제가 해결되기엔 다소 시간이 걸려보입니다. 지금 이 시점, 무엇이 필요한걸까요?
정부 보도자료를 보면 서울 지하철 4·7·9호선은 150%가 상습적으로 넘는 호선입니다. 특히 9호선이 콩나무 시루마냥 사람들이 많이 타는 것으로 유명하죠. 지난해 2분기 기준 9호선 급행열차의 혼잡도는 평균 155.6%에 달합니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2024년 초까지 862억 원을 투입하여 새로 제작한 전동차 48칸(8편성)을 추가 운행한다고 밝히기도 했죠. 약 1년 가량 더 시간이 남은 셈입니다.
당장의 혼잡도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서울지하철 무임 승하차인원은 전체 승하차인원의 약 20%를 차지했습니다. 무임승차 대부분이 65세 이상 노인인 점을 감안하면, 10명 중 2명이 노인 승차인원인 셈입니다. 그간의 보도를 봐도 출퇴근 이용자의 약 20% 내외가 무임승차자라는 이야긱 많이 나왔었습니다.
지난 3월 기준으로 따져보면 서울지하철 1호선 무임승하차 비율은 33%에 달했습니다. 지옥철로 유명한 9호선 역시 19%로 평균과 비슷한 수치를 보였습니다. 2호선(15%)이 그나마 무임승차 비율이 덜했습니다
앞서 밝혔뜻이 9호선 평균 혼잡도가 155%라는 것은 100명 탑승차에 150명이 탑승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만일 150명에서 20%가 줄어들면? 평균 혼잡도는 120%로 줄어듭니다. 서서 타진 못하지만 그래도 호흡곤란이 나타날 정도로 심각한 문제는 많이 완화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은 최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출퇴근 시간은 요금을 내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수용을 하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죠.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문제인 셈입니다.
문제는 고령화가 앞으로 더욱 심해진다는 겁니다. 고령화가 심해질수록 무임수송 손실액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교통학회는 “전체 승차인원 대비 무임수송 인원이 2019년에는 약 18.8%였지만 2050년에는 약 43%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 추산하기도 했죠.
물론 무임수송이 모두 손실로 봐야 하느냐는 반론도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곤 서울 지하철 대부분 열차는 혼잡도가 높지 않습니다. 어차피 지하철은 사람이 많이 타든 적게 타든 계획에 따라 운행되는 거고 노인들이 무임승차를 안한다고 해도 그 비용은 발생했을 것이란 반론도 나옵니다.
이 같은 반론은 도리여 ‘출퇴근 무임승차 제한’ 논의에 더욱 힘을 실어줍니다. 노인에 대한 혜택을 아예 없애자는게 아니라 일부 제한을 걸면서 2050 직장인과 노인 간의 형평성을 맞추자는 논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연령대별 시간별 지하철역 승하차 인원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만 일반에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시간별 승하차 인원, 연령별 승하차 인원 등만 별도로 공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김포골드라인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전향적으로 데이터를 개방하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대안을 마련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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