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도 끄떡없다" 동해안에 꼭 필요한건 '벤츠 소방차'

윤왕근 기자 2023. 4. 22. 06:2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헬기보다는 강풍에도 끄덕없는 강한 진화차량이 더 필요합니다."

최근 발생한 강릉 산불로 축구장 면적 530배에 달하는 산림과 주택과 펜션 등 260동이 넘는 건축물 피해가 난 가운데, 4월 '양간지풍'이 강하게 부는 동해안 산불현장에는 초대형 진화헬기 보다는 이른바 '벤츠 소방차'라고 불리는 산불전문진화차(험지펌프차)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산불전문진화차, 최대 3000리터 고압 분사 가능한 '지상형 헬기'
'헬기 무용지물' 강풍 강릉 현장서 수훈…올해 총 18대 운용 예정
강릉산불 현장서 활약하는 산불전문진화차.(강원도소방본부 제공) 2023.4.21/뉴스1

(강릉·춘천=뉴스1) 윤왕근 기자 = "헬기보다는 강풍에도 끄덕없는 강한 진화차량이 더 필요합니다."

최근 발생한 강릉 산불로 축구장 면적 530배에 달하는 산림과 주택과 펜션 등 260동이 넘는 건축물 피해가 난 가운데, 4월 '양간지풍'이 강하게 부는 동해안 산불현장에는 초대형 진화헬기 보다는 이른바 '벤츠 소방차'라고 불리는 산불전문진화차(험지펌프차)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강릉산불이 발생한 지난 11일 오전, 산불 진화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8000리터급 초대형 진화헬기는 시동조차 걸어보지 못하고 강릉산림항공관리소에 계류해 있어야 했다.

당시 성인남성도 서 있지 못할 초속 30m' 강풍으로 헬기가 투입되지 못하면서 불길이 확산되는 것을 지켜만 봐야했던 것. 그 사이 신난 화마(火魔)는 금새 속도를 내 경포도립공원 인근으로 번져 펜션단지와 주택, 문화재 등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었다.

산불 현장에는 진화헬기의 공중진화가 절대적이지만, 이처럼 강풍이 불거나 비가오고, 야간에는 작전수행이 불가능하다.

실제 강릉 산불 당시에도 오후 강풍이 잦아들면서 투입됐던 진화헬기 3대는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와 천둥·번개 우려로 임시 철수하기도 했다.

헬기 뜨지 못하는 사이 현장에서 활약한 것은 '벤츠 소방차'라고 불리는 산불전문진화차였다. 이 같은 산불전문진화차의 담수용량은 3000리터로 초대형 헬기(8000리터)에 못지않아 '지상형 헬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또 정지 시에만 물 분사가 가능한 일반 펌프차와 달리 주행 중 물 분사가 가능하고, 45도 경사의 산악지형에서도 임무 수행이 가능해 산이 많은 강원지역 산불현장에서는 최적의 장비로 꼽힌다.

또 최대 500m까지 이어지는 호스를 통해 고압 살수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11일 오전 8시 22분쯤 강원 강릉 난곡동의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민가로 확산, 한 주택이 불에 휩싸여 있다. 소방당국은 소방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최고수위의 진화 작업을 펼치고 있다. 2023.4.11/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이 같은 산불전문진화차는 이번 강릉 산불 현장에 3대가 투입돼 경포대와 선교장, 오죽헌 등 강릉지역 문화재를 방어하는 데 수훈을 세웠다.

해당 차량은 강릉 산불 현장은 물론 지난해 동해안 산불, 지난 3월 경북 상주 산불에서도 진화율을 끌어올리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이에 산과 관광지가 많아 사실상 '도심형 산불'이 반복되는 동해안 산불 현장에 해당 차량이 더 많이 투입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 김홍규 강릉시장은 지난 18일 산불피해 1차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해당 차량의 추가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 시장은 "총리 방문 당시 소방 장비 보충을 적극 건의했다"면서 "특히 바람이 많이 불면 헬기가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담수용량이 많고 물살이 센(산불전문진화차) 장비를 많이 내려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금액이다.

해당 차량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사가 제작한 유니목 모델이다. 해당 차체를 들여오는데만 3억원 이상이 들고 소방장비 장착 등 국내 실정에 맞게 개조하는 과정에서 4억원 이상이 추가로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상 대당 8억원 상당이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해 3월 울진·삼척산불 현장서 활약하는 산불전문진화차.(강원도소방본부 제공) 2023.4.21/뉴스1

이 같은 까닭에 전국적으로 20여대 밖에 운영되지 않고 강원지역에는 5대가 배치돼 있다. 그러나 소방청은 최근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잇따르자 해당차량을 추가 도입할 계획을 세웠다.

이에 강원지역에는 현재 제작 중인 4대가 추가투입을 기다리고 있고, 연내 9대가 추가돼 총 18대의 차량이 산불 현장을 누빌 예정이다.

강원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산불전문진화차는 지형과 기상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아 산불 진화율을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산불 현장에서 해당 차량의 추가도입과 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커 강원지역에도 올해 추가 도입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12일 오전 강원도 강릉시 경포로 경포호 인근 펜션단지가 전날 발생한 강릉 산불 화재로 전소돼 있다. 바로 뒤로 아파트단지가 보인다. 지난 11일 오전 8시22분쯤 강릉 난곡동 일원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강풍에 산불이 번지자 소방당국은 소방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최고 수위 대응에 나서 8시간만에 진화했다. 이번 산불로 '축구장 530개 면적' 산림을 태우고 주택, 펜션 등 총 100곳이 넘는 시설물이 소실되거나 부분 소실됐으며 1명이 사망했다. 2023.4.1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wgjh6548@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