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배당주였는데”... 마지막 선박투자사 청산 앞두고 아쉬운 투자자들

선박 운용 수익 배당하고 청산 이후엔 잔여 자산 배분
2016년 과세 특례 일몰 폐지 후 유사 상품 안나와

국내 주식시장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선박투자회사 바다로19호가 선박 2척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청산을 앞두고 있다. 바다로19호는 매월 수익을 배당하는 월 배당 종목으로 주목받았는데, 이 종목이 청산·상장폐지되고 나면 국내 주식시장에는 더 이상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선박투자회사 종목이 남아있지 않게 된다. 투자자 사이에서는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바다로19호는 지난달 2척의 선박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1척당 매도 금액은 195억원으로, 1호선은 5월 말, 2호선은 7월 말 각각 매수자에 인도가 이뤄질 예정이다.

선박투자회사법에 따라 2011년 설립된 바다로19호는 5만7000DWT급 벌크운반선 2척을 매입한 뒤 HMM과 정기용선계약을 맺고 선박을 운용해 왔다. 선박을 처분하기 직전까지 매월 배당이 이뤄지는 데다, 청산 이후에는 선박 매도 금액을 포함한 회사 자산이 주식 수에 따라 분배되기 때문에 선박투자회사 종목은 정기적인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

HMM 선박이 화물을 싣고 있는 모습./HMM 제공

선박 매매 금액이 공시된 이후 바다로19호 주가는 2900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예상되는 청산 가치를 반영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회사 측은 “선박 인도가 끝난 이후 비용을 제외한 남은 자산을 주식 수에 맞춰 투자자에게 배분한다”며 “최종 배분 금액은 청산 이후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바다로19호가 청산된 이후에는 개인이 선박투자회사에 투자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2016년까지만 해도 선투법에 의해 설립돼 국내 증시에 상장된 선박투자회사가 20여개에 달했지만, 2016년 선박투자회사 배당소득에 대한 과세 특례 제도가 일몰 폐지된 이후 개인 투자 자금을 유치하는 민간 선박펀드가 등장하지 못했다. 지금은 해양진흥공사와 자산관리공사의 매입 후 임대(S&LB) 방식의 정책 선박펀드만이 조성되고 있다.

선박투자회사법이 처음 제정될 당시에는 선박투자회사가 선가의 20~30%를 주식시장에서 자본금 형태로 조달할 수 있도록 했고, 민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액면가액 3억원 이하 주식의 배당소득은 비과세, 3억원 초과 주식의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15.4%를 분리과세했다.

관련 업계는 선박투자회사가 이전처럼 민간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세제혜택 복원 등을 포함한 선박투자회사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관계 부처 간 이견이 큰 상황이다. 바다로펀드를 설립해 운영한 세계로선박금융의 조규열 대표는 “선투법 개정 의뢰안을 해양수산부에 제출했지만, 세수와 관련된 사안이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협의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증권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증권형토큰(STO)을 선박금융에 도입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 역시 세제 혜택이 지원돼야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규열 대표는 “STO라는 방식 자체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비용 구조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지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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