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4.22 투수에 ‘역대 2위’ 투자? 신시내티의 과감한 선택[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신시내티가 과감한 선택을 했다.
신시내티 레즈는 4월 19일(한국시간) 헌터 그린과 공식적으로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6년 5,300만 달러 규모의 계약. 옵션도 상당히 포함됐다. 2029시즌 2,100만 달러의 구단 옵션을 비롯해 각종 인센티브까지 포함할 경우 계약 규모는 최대 7년 9,500만 달러 이상이 될 수 있다.
MLB.com에 따르면 그린은 올시즌 연봉 100만 달러를 받는 것을 시작으로 2023시즌 300만 달러, 2025시즌 600만 달러, 2026시즌 800만 달러, 2027시즌 1,500만 달러, 2028시즌 1,600만 달러의 연봉을 각각 받는다. 2029시즌에는 2,100만 달러의 구단 옵션과 바이아웃 200만 달러가 있다. 사이영상 투표의 득표 순위, 올스타 선정 등에 따른 인센티브 조항이 포함됐다.
비록 총액 1억 달러 이하의 계약이지만 이번 계약은 역사에 남을 규모다. 이번 계약은 2년차 이하 투수의 연장계약으로는 역대 2위. 지난해 스펜서 스트라이더(ATL)가 맺은 6년 7,500만 달러 보장 계약에 이은 2번째 규모다.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한 그린은 메이저리그에서 28경기를 치른 뒤 대형 연장계약을 따냈다.
신시내티 입장에서는 해볼만한 모험이다. 그린은 최고의 유망주였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 고교 신인으로 참가해 1라운드 전체 2순위 지명을 받았다. 그린보다 먼저 이름이 불린 선수는 로이스 루이스(MIN) 뿐. 먼저 지명을 받은 선수는 루이스였지만 그린은 루이스(672만5,000 달러)보다 더 많은 723만 달러의 계약금을 받았고 그린은 그 해 드래프트에 참가한 선수 중 1순위로 평가를 받았다.
고교시절 투수와 유격수를 겸하는 '투타 겸업' 선수였던 그린은 프로 입단 후 투수 쪽으로 진로를 정했다. 루키리그에서 투수와 타자 쪽 재능을 모두 테스트했지만 신시내티는 투수에 더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린은 유격수로도 뛰어난 평가를 받는 뛰어난 운동능력을 가진 선수였지만 시속 100마일 이상의 강력한 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는 굉장한 잠재력을 가진 투수였다.
하지만 2018년 팔꿈치 부상을 당해 2019년 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빅리그 데뷔는 2022시즌에야 이뤄졌다. 지난해 데뷔한 그린은 24경기에 선발등판해 125.2이닝을 투구하며 5승 13패,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했다. 강속구가 특기인 선수인 만큼 9이닝 당 탈삼진이 11.7개에 달했고 이는 메이저리그 상위 10% 이내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구속과 탈삼진 능력 외에는 팀 로테이션을 이끌 수 있는 에이스의 모습은 아니었다. 탈삼진을 제외한 지표에서는 돋보이지 못했고 피홈런도 많았다. 리그 평균 이상의 빠르고 강한 타구를 허용하는 투수였고 하이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투피치의 단조로운 투구패턴을 유지해 피홈런도 많았다. 또 지난 여름 어깨 부상도 겪었다.
그린은 올시즌 신시내티의 개막전 선발투수 중책을 맡았다. 하지만 시즌 초반 성적이 지난해에 비해 눈에 띄게 발전한 것은 아니었다. 4경기에 등판해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지난해에 비해 소폭 낮아졌고 피홈런이 줄었지만 피안타는 크게 늘고 이로 인해 이닝당 출루 허용율(WHIP)도 지난해보다 좋지 않아졌다. 피홈런이 줄어든 만큼 수비무관 평균자책점(FIP)은 낮아졌지만 아직 한 단계 올라선 투수가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래도 신시내티는 가능성을 봤다. 그린은 이제 23세인 선수고 신시내티는 조이 보토와 10년 계약이 올해로 끝난다. 보토와 계약이 끝나고 나면 팀 재정에 부담을 주는 장기 계약도 더는 없다. 연평균 최대 1,350만 달러 이상의 돈을 받을만한 성과를 아직 낸 적은 없지만 특급 가능성에 대한 투자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비록 '미국의 오타니 쇼헤이'는 되지 못했지만 그린은 신시내티의 미래다. 과연 신시내티의 기대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헌터 그린)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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