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도 사과하겠다” 국민타자, 김유성 피해자에 고개 숙였다…“용서 감사합니다”
[OSEN=잠실, 이후광 기자] 작년 10월 두산 감독 취임식에서 김유성(21)의 학교폭력 이슈와 관련해 직접 피해자 측에 사과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던 이승엽 감독. 시간이 흘러 김유성이 마침내 용서를 받자 피해자 측을 향해 김유성의 스승으로서 진심 어린 감사를 표했다.
김해고-고려대 출신의 김유성은 2023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2라운드 19순위 지명을 받았다. 학교폭력 논란 속에서도 입단 계약금 1억5000만 원과 함께 정식 프로선수가 됐고,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꾸준히 몸을 만들며 1군 데뷔를 준비하고 있었다. 김유성의 퓨처스리그 기록은 2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3.72. 최근 등판이었던 14일 고양전에서 5⅔이닝 5피안타 2볼넷 8탈삼진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김유성은 징계 이력이 있는 선수다. 내동중 시절 후배에게 폭력을 행사, 2017년 내동중 학교폭력위원회로부터 출석 정지 5일 징계를 받았고, 2018년 2월 창원지방법원의 20시간 심리치료 수강과 40시간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또한 2020년 9월 28일 1년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던 터. 김유성은 고려대 진학 후 징계를 모두 소화했다.
김유성은 얼마 전까지도 피해자 측과 원만한 합의에 다다르지 못했다. 사태가 워낙 오래 전에 발생했기에 시간이 흐르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이었다. 그런 가운데 김유성은 최근 그동안 부인해왔던 언어폭력 2차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 측에 진심 어린 사과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를 받아들인 피해자 측은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오랫동안 잘못을 뉘우친 김유성을 전격 용서하기로 결정했다.
22일 잠실에서 만난 이승엽 감독은 “기사가 난 걸 봤다. 다행히 상대방 측에서 (김)유성이를 잘 용서해주셨다. 어린 선수의 앞길을 터준 것 같아 같은 팀의 감독으로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라며 “앞으로 유성이가 어떻게 성장할지 그 쪽에서 잘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유성이도 용서를 받은 만큼 그에 보답을 해야 한다. 당연히 야구도 사회생활도 열심히 해야 하고, 앞으로 한 단계 더 성숙된 사회인이 됐으면 한다”라고 피해자 측에 고개를 숙였다.
현역 시절 타의 모범이 됐던 이 감독은 작년 10월 두산 사령탑 취임식에서 김유성의 학교폭력 이슈와 관련해 정면 돌파를 택했다. 선수뿐만 아니라 필요하다면 감독까지 나서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시 이 감독은 “김유성이 충분히 사과와 화해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피해자 부모님께서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실지 모르겠지만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 나라도 필요하면 나도 함께 가서 사과를 드릴 용의가 있다. 김유성이 피해자께 진심으로 사과했으면 좋겠다”라고 제자의 원만한 합의를 기원했다.
이 감독은 취임식을 떠올리며 “상대방 측에 용서를 구했을 때 이를 받아주는 게 1군 콜업의 전제조건이었다. 그 시기가 오늘이 됐다. 상대방 어머니, 피해 학생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한다”라며 “앞으로 이제 유성이의 행동 하나하나가 중요할 것 같다. 무늬만 프로선수가 아닌 마음, 몸, 정신 상태가 모두 프로가 됐으면 좋겠다. 나를 포함해 우리 스태프들이 유성이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김유성을 언제 1군에서 볼 수 있을까. 이 감독은 “2군에서 선발 1경기 던졌다는 보고를 받았는데 영상으로만 봤다. 확실한 피드백은 못 받았다”라며 “2군 경기를 통해 1군 무대에서 통할 정도의 능력이 되면 바로 쓸 수 있다. 다만 그 시기는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 오늘(21일) 결정이 났기 때문에 당분간은 심적으로 안정을 취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향후 경기에 나가서 본인이 1군에서 통할 정도의 구위를 보이면 바로 부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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