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토크]전세사기 피해주택 경매 유예에 속내 복잡한 상호금융·대부업

이용안 기자 2023. 4. 22. 05:2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금융권이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에 나서고 있다.

다만 전세사기 피해주택 채권 상당수를 보유한 상호금융권과 대부업권은 경매·매각 유예로 발생할 수익 악화와 연체율 상승 문제로 속내가 복잡해 지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19일부터 전 금융업권에 전세사기 피해자 거주 주택의 경매와 매각을 유예해달라고 요청했다.

전세사기 피해주택 채권의 상당수는 상호금융권과 부실채권(NPL) 매각을 전문으로 하는 대부업권이 보유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금융권이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에 나서고 있다. 다만 전세사기 피해주택 채권 상당수를 보유한 상호금융권과 대부업권은 경매·매각 유예로 발생할 수익 악화와 연체율 상승 문제로 속내가 복잡해 지고 있다.

22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1일 진행 예정이었던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주택 27건의 경매기일이 모두 연기됐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19일부터 전 금융업권에 전세사기 피해자 거주 주택의 경매와 매각을 유예해달라고 요청했다. 전세사기 주택이 경매에 넘어가 제3자에게 낙찰되면 피해자가 거처를 잃을 것을 우려한 판단에서다. 이 조치에 따라 지난 20일에도 경매기일이 도래한 인천 전세사기 피해주택 32건 중 28건이 연기됐다.

전세사기 피해주택 채권의 상당수는 상호금융권과 부실채권(NPL) 매각을 전문으로 하는 대부업권이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주택 가운데 400여채의 채권이 은행, 2금융권에서 NPL 매입전문 대부업체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 상호금융권과 대형 대부업체는 금융당국 요청을 받아들여 경매와 매각을 유예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에선 연체율 관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는데, NPL을 매각하지 못하면 연체율 관리에 실패할 수 있어서다. 지난해말 상호금융업권의 연체율은 1.52%로 전년보다 0.35%포인트(p) 상승했다. 특히 부동산 경기 악화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이 커지며 연체율 상승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한 상호금융업권 관계자는 "올해 최우선 목표 중 하나가 건전성 관리인데 NPL 매각이 늦춰지면 소형 조합의 경우 연체율 관리에 실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NPL 매입을 전문으로 하는 대부업권 속내는 더욱 복잡하다. NPL 매입업체는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받은 뒤 금융사로부터 부실채권을 사 경매 등으로 수익을 올린다. 이들에게 경매 유예 요청은 당장 수익을 내지 말라는 것과 같은 뜻이다.

특히, 소형업체를 중심으로 유동성 위기가 올 수 있어 매각 유예가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 20일 인천 전세사기 피해주택 4건의 경매가 진행돼 유찰됐는데, 모두 채권자가 NPL 매입업체였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매입채권 잔액이 있는 채권매입추심업자는 총 392개사인데, 이중 상위 30개사를 제외하면 모두 영세한 사업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부업계 관계자는 "피해주택 채권의 경매·매각이 늦춰지면 당장 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영업자금이 묶이게 된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채권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이에 따라 나중에 회수할 수 있는 금액도 줄어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