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에서 캐낸(?) 다이아…가성비에 친환경까지
광산에서 캐내는 다이아몬드가 아닌 실험실에서 만들어낸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격 경쟁력에 실제 다이아몬드와 구별하기 힘든 품질을 갖춘 동시에, 채굴 과정에 환경 오염 요소까지 줄여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에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연구실을 뜻하는 '랩(LAB)'과 만들다는 뜻의 '그로운(GROWN)'을 더해 만든 단어로, 과학자들이 연구실에서 만들어낸 인공 다이아몬드를 뜻한다. 광산에서 채굴한 천연 다이아몬드와 물리적·화학적 특성이 동일해 육안으로는 구별이 불가능하다.
보석 감정기관에서도 천연 다이아몬드와 같은 기준으로 감정서 발급을 받을 수 있다. 가격도 크기에 따라 천연다이아몬드보다 30%에서 70%까지 저렴하다.
특히,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기존 채굴 방식과 달리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 '에코 다이아몬드'로 불리기도 한다. 천연 다이아몬드는 1캐럿 채굴을 위해 약 500리터의 물이 필요하고 6.5t의 지면을 깎아내야 한다. 각종 채굴 장비를 가동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와 광산폐기물로 인한 주변 토양·수질 오염을 피할 수 없다.
반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캐럿당 약 18.5리터의 물만 사용할 뿐, 실험실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광산 주변 생태계 파괴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광산 노동자에 대한 저임금 노동력 착취 문제와도 무관하다. 최근에는 아예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기술까지 개발됐다.
가성비에 친환경·윤리적 요소까지 갖춘 랩 다이아몬드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국내 업계도 반응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친환경, 윤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를 겨냥해 지난 18일부터 강남점에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브랜드 '어니스트 서울'의 팝업 스토어를 진행하고 있다. 어니스트 서울이 백화점에서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실제로 평일에 팝업 스토어 행사가 시작됐음에도 예상보다 많은 고객들이 구매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SSG닷컴은 지난해 12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공식브랜드관을 오픈했는데, 오픈 첫 달 주얼리 카테고리 내 MZ세대(1981~96년생) 매출이 전월 대비 270% 증가했고, 랩그로운 구매 고객 3명 중 1명이 신규 고객으로 관심이 확인됐다. 이번달 매출(4월 1일~20일)은 전월 동기보다 440% 급증했다. 인기에 힘입어 취급 상품 수(SKU)는 운영 첫 달보다 70% 가량 증가한 600종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이랜드그룹이 운영하는 로이드도 지난 2020년 하반기부터 랩 다이아몬드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관련 분야 매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누적 매출이 200억을 넘겼고,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30% 상승했다"며 "전세계적으로 트렌드가 되면서 국내에서도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에 대한 인식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웨딩 시즌을 앞두고 결혼 예물을 마련하려는 젊은층의 관심이 더 커질 것이라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천연 다이아몬드가 갖춘 희소성과는 비교가 불가능하지만,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소비에 자신의 가치관을 담는 MZ세대의 성향에 걸맞는 상품이라고 본다"며 "트렌디한 장신구를 마련하려는 젊은층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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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techan9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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