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오타니 트레이드 논쟁, '한다 안한다' 구단주 만이 아는 진실

노재형 2023. 4. 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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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에 대한 트레이드 소문이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예상했던 대로다.

시즌 개막 3주 만에 '오타니 트레이드 논쟁'이 불거졌다. LA 에인절스가 올시즌 후 FA가 되는 오타니 쇼헤이를 올 여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겠느냐가 논쟁의 주된 내용이다.

보통 FA를 앞둔 거물급 선수에 대해 해당 구단은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기준으로 트레이드 여부를 결정한다. 6~7월 성적을 보고 포스트시즌 경쟁을 해볼 수 있으면 데리고 있고, 그렇지 않으면 7월 말 데드라인에 맞춰 포스트시즌을 노리는 팀들과 트레이드 협상을 벌인다.

오타니가 딱 그런 예비 FA다. 에인절스도 올스타 브레이크 시점에 포스트시즌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해볼만 하면 오타니와 함께 시즌 끝까지 전력을 기울이겠지만, 힘들다고 판단하면 트레이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에인절스 구단주 아트 모레노의 입장이 최근 애매모호하다. 그의 주변과 에인절스 구단에서 여러 갈래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관례대로 팀 성적에 따라 트레이드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팀 성적과 상관없이 트레이드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떠돌고 있다.

오타니가 21일(한국시각) 뉴욕 양키스전에서 7회초 상대 투수 완디 페랄타의 피치클락 위반으로 볼을 하나 얻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아트 모레노 LA 에인절스 구단주. AP연합뉴스

뉴욕 포스트 저명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은 21일(한국시각) '에인절스는 오타니를 트레이드할 계획이 없다. 가능성은 제로'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헤이먼은 '올시즌 레이스에서 그들이 어느 위치에 있든, 에인절스는 오타니를 트레이드하지 않을 것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며 '양키스와 파드리스를 비롯해 절반의 팀들이 지난해 여름 오타니 트레이드를 타진했다. 하지만 아트 모레노 구단주가 오히려 그런 트레이드 협상 창구를 단호하게 닫아버렸다고 소식통들은 전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헤이먼은 '에인절스 구단에서 그 누구도 그런 기조가 당장 바뀔 것으로 보는 이는 없다'면서 '모레노와 그 측근들은 오타니를 장기계약으로 묶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따라서 트레이드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들로부터 전해들은 내용을 기사화해 트레이드 가능성이 '제로'라고 한 것이다.

같은 날 ESPN 제프 파산 기자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반대의 의견을 내놓았다. 오타니가 트레이드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파산 기자는 "오타니의 미래에 관해 얘기할 때 우리가 살펴야 할 숫자가 하나 있다. 그건 에인절스의 성적"이라며 "에인절스가 포스트시즌 경쟁을 하고 있고 진출 희망이 보인다면, 오타니는 올해 트레이드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5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경쟁에서 뒤처진다면, 오타니는 트레이드될 수 있다. 그는 분명히 팀을 떠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위터에 '새로운 건 없다. 에인절스가 경쟁에서 밀리는데도 오타니를 내보내지 않은 건 바보같은 짓이다. WBC에서 오타니를 봤다면 우승이 그에게 우선 순위라는 걸 잘 알 것'이라고 적었다. 에인절스는 우승 전력이 아니라는 걸 강조한 것이다.

두 기자의 주장이 상반된다. 파산 기자의 경우 모두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의견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헤이먼 기자는 오타니를 둘러싼 취재원들의 느낌과 생각을 대신 전해주고 있다. 어느 쪽이 진실에 가까운지는 현 상황을 컨트롤할 수 있는 모레노 구단주만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오타니 쇼헤이와 마이크 트라웃이 같은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게 어쩌면 올해가 마지막일 수 있다. AFP연합뉴스

파산 기자의 말대로 에인절스는 올여름 포스트시즌 진출이 물건너가면 오타니를 트레이드해야 한다. 고민할 것도 없다. 어차피 FA 시장에서 그를 붙잡을 능력과 여건이 안된다. 트레이드를 통해 다수의 유망주들을 확보하는 게 현명하다. 지난해 여름 워싱턴 내셔널스가 후안 소토를 샌디에이고로 보내면서 톱클래스 유망주 3명과 메이저리그급 선수 3명을 확보한 예가 있다.

모레노 구단주는 지난달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톰 버두치 기자와 인터뷰에서 "공식적으로 말씀드린다. 우리는 포스트시즌 경쟁을 하고 있다면 오타니를 트레이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걸 포스트시즌 가능성이 사라지면 트레이드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될까.

특정 선수의 트레이드 논쟁이 선수단 전체에 좋을 건 없다. 오타니는 물론 다른 선수들도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소문과 논쟁은 경기에 집중하는데 '방해(distraction)'만 될 뿐이다. 그러나 이런 논쟁은 피할 길이 없다. 오타니의 거취는 팬들이 가장 궁금해하고, 언론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오타니 트레이드 논쟁 속에 에인절스는 어쩌면 가장 중요한 시즌, 가장 어려운 레이스를 벌여야 할 지도 모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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