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나긴 밤을 지나 눈부신 여명"…유럽 지성의 '세계 여행기'

윤주희 디자이너 2023. 4. 22. 05: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유럽의 지성으로 불리며 빼어난 전기 작품과 소설, 아름다운 수필과 명철한 평론 등 수많은 명작을 남긴 슈테판 츠바이크의 여행기를 엮고 옮긴 '수많은 운명의 집'이 민음사 쏜살 문고로 출간되었다.

'수많은 운명의 집'은 라이너 마리아 릴케, 로맹 롤랑, 아르투어 슈니츨러, 지그문트 프로이트, 브루노 발터 등 당대의 수많은 지성들과 교류했던 만큼 세계 각지를 여행을 하는 데에도 늘 진심이었던 슈테판 츠바이크의 모험가적 면모를 가장 확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수필들을 엮은 책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간]수많은 운명의 집
수많은 운명의 집

(서울=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유럽의 지성으로 불리며 빼어난 전기 작품과 소설, 아름다운 수필과 명철한 평론 등 수많은 명작을 남긴 슈테판 츠바이크의 여행기를 엮고 옮긴 '수많은 운명의 집'이 민음사 쏜살 문고로 출간되었다.

'수많은 운명의 집'은 라이너 마리아 릴케, 로맹 롤랑, 아르투어 슈니츨러, 지그문트 프로이트, 브루노 발터 등 당대의 수많은 지성들과 교류했던 만큼 세계 각지를 여행을 하는 데에도 늘 진심이었던 슈테판 츠바이크의 모험가적 면모를 가장 확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수필들을 엮은 책이다. 그뿐만 아니라 츠바이크의 섬세한 관찰, 깊이 있는 관조, 명현한 통찰 그리고 삶을 향한 사랑, 인간에 대한 믿음, 자연에의 존경, 역사를 통한 깨달음, 새 시대에 관한 기대감까지 모두 살펴볼 수 있다. 또 그의 시적이고 감미로운 문장, 재치 있고 정밀한 묘사는 '수많은 운명의 집'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프랑스와 영국, 미국과 스위스, 한때 제국이었던 오스트리아의 곳곳을 여행하는 츠바이크의 여행기 속에는 독자의 눈에 그대로 비칠 듯한 생생한 풍경과 세월의 향기, 그리고 평화와 화합을 꿈꾸는 츠바이크의 이상과 거센 포화에 스러져 버린 고국에 대한 노스탤지어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뉴욕의 리듬'과 '여행하기 혹은 여행당하기'처럼 속된 세태를 비판하고, 여행의 참된 의미를 되묻는 흥미로운 작품들도 수록돼 있지만 이 작품집의 백미는 따로 있다. 이를테면 표제작 '수많은 운명의 집'에 담긴 나치와 전쟁을 피해 망명하는 피란민(유대인)의 참담한 모습, 사후에 발표된 '과거의 빈'에 깃든 망향의 비애와 반전의 외침과 평화에 대한 갈망은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무고한 사람들의 절망과 고통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유서에서 “이 기나긴 밤을 지나 (후대의 모두가) 눈부신 여명을 맞이하기를"이라고 염원했다. 과연 그의 소망은 이루어졌는가? 이처럼 '수많은 운명의 집'은 오늘날 우리가 참으로 여명의 시대를 살고 있는지, 거듭 질문한다.

◇ 수많은 운명의 집/슈테판 츠바이크 지음/민음사/ 1만1800원

ajsj99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