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정부군-준군사조직, 72시간 휴전 합의

수단 체류 한국인들의 철수를 위해 수송기와 병력 등이 어제(21일) 한국을 출발한 가운데 일주일째 유혈 분쟁을 이어온 수단 군벌이 사흘간의 휴전에 합의했습니다.

수단 정부군은 현지시간 21일 저녁 성명을 통해 이드 알피트르 첫날인 21부터 사흘간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정부군은 "수단 국민이 라마단의 종료를 기념하는 이슬람 축제 이드 알피트르를 축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라고 휴전 합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정부군은 반군이 휴전의 필요 조건들을 모두 준수하고, 휴전을 방해하는 모든 군사적 움직임을 멈추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장군이 이끄는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도 현지시간 21일 새벽 휴전 합의 소식을 전했습니다.

신속지원군은 성명을 통해 현지시간 21일 새벽 6시부터 휴전에 들어간다고 밝히면서 "신성한 이드 알피트르 기간과 겹치는 휴전은 시민들이 대피해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인도적 통로를 여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신속지원군이 제시한 휴전 개시 시간 이후에도 수도 하르툼 등에서 산발적인 총격전이 이어지면서, 국제사회의 휴전 압박이 이번에도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현지시간 20일 아프리카연합, 아랍연맹 등 지도자들과 화상 회의를 하고 "교전 지역에 갇힌 시민들이 피신해 치료받고 식량과 생필품을 공급받아야 한다"며 72시간의 휴전을 제안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양측이 휴전에 합의하면서 분쟁에 발이 묶였던 부상자 이송은 물론 단전과 단수, 식량부족에 시달리며 숨어 지내온 수단 시민들의 피란길이 열릴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또 휴전이 지켜진다면 우리나라와 일본, 독일, 프랑스, 미국 등 현지에 체류하는 자국민 철수를 추진하는 국가들도 계획을 원활히 실행할 수 있게 됩니다.

한국에서는 어제(21일) 우리 국민 철수를 돕기 위해 공군 C-130J 수송기와 육군 특수전사령부의 707 대테러 특수임무대, 공군 공정통제사(CCT) 등 50여 명이 현지로 출발했습니다.

다만, 양측은 이전에도 3차례나 일시 휴전 합의를 깬 전력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휴전 합의가 지켜질지를 장담하기는 어렵습니다.

양측은 무력 충돌 이틀째인 지난 16일에는 3시간, 나흘째인 18일과 19일 각각 24시간의 일시 휴전에 합의했지만, 휴전 개시 예정 시간 이후 계속 교전을 이어왔습니다.

YTN 김원배 (wb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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