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모 찾아 7800㎞ 날아온 ‘입양 3남매’
20여 년 전 노르웨이로 입양됐던 신네(28), 산데르(24), 시몬(22)씨 삼 남매가 지난 7일 처음으로 모국(母國) 땅을 밟았다. 세 사람 모두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갓난아기 시절 노르웨이의 한 가정에 입양 보내졌다. 신네씨는 1995년, 산데르씨는 1999년, 시몬씨는 2001년 차례로 클뢰브스타드·그뤠트베르그 부부에게 입양됐다. 신네씨는 “걸음을 떼기도 전에 노르웨이에 갔으니 한국 땅을 밟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웃었다.
이들 삼 남매가 한국을 찾은 건, 각자의 친부모를 찾기 위해서다. 둘째 산데르씨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궁금했고, 친부모에게 우리가 노르웨이에서 잘살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늘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던 한국이 궁금했고, 막내인 시몬씨가 성인이 되면서 한국 여행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들이 사는 노르웨이 하마르(Hamar)에서 서울까지 거리는 약 7800㎞로, 14시간 30분의 비행 끝에 세 사람은 한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세 사람은 입양 갈 때 거쳤던 홀트아동복지회부터 찾았다. 그러나 친부모의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다만 첫째 신네씨는 경기 용인시, 산데르씨는 광주광역시, 시몬씨는 부산광역시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친부모에 대한 정보는 알아내지 못했지만 삼남매는 ‘어렵게 한국에 온 이상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고 서로를 다독였다고 한다. 이들은 경찰서에서 ‘무연고 아동 해외입양인 가족 찾기 유전자 검사’를 했다. 첫째 신네씨는 “이번 방한은 첫 번째 발걸음을 뗀 것일 뿐”이라며 “다음 방문 때는 친부모를 만나 꼭 끌어안고 싶다”고 했다. 삼 남매는 현재 노르웨이로 귀국해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친부모를 찾기 위해 한국을 찾은 이들 옆엔 노르웨이 어머니 안네 그뤠트베르그(60)씨도 함께했다. 안네씨는 “내 아이들에게 자신들의 출생지를 방문했다는 사실 자체가 인생의 큰 의미가 될 것”이라며 “한국에서 너무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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