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28원… 연중 최고치
한국 경제의 우환인 무역적자가 4월에도 계속되고 있다.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무역적자가 41억3900만달러(약 5조5000억원)를 기록했다고 관세청이 21일 밝혔다.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266억달러로, 사상 최악이었던 작년 전체 적자의 56% 수준이다.
무역적자 폭은 1월 125억달러, 2월 53억달러, 3월 46억달러로 차차 줄어드는 추세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많은 상태가 14개월째 계속되고 있어서 우려를 낳는다.
한국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 가늠자인 무역수지가 적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면서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5.4원 오른 1328.2원으로 마감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미국이 금리 인상 마무리 국면에 들어가면서 달러화 가치가 연일 하락하는 와중에 원화 가치가 동반 하락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 하락 폭은 5.1%로 주요 16국 중 셋째로 높다. 한국은행 국제금융연구팀은 “최근 무역수지가 악화된 태국, 남아공, 아르헨티나 등에서도 상대적으로 큰 폭의 통화가치 절하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무역적자는 수출 부진 때문이고, 수출이 부진한 것은 최대 수출처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좀처럼 늘지 않아서다. 이달 20일까지 대(對)중국 수출은 1년 전보다 26.8% 급감했고, 베트남(-30.5%), 일본(-18.3%)도 눈에 띄게 줄었다. 반면 미국(1.4%)과 유럽연합(13.9%)으로의 수출은 늘었다.
품목별로는 이달 반도체 수출이 1년 전보다 39.3% 줄었고, 무선통신기기(-25.4%), 석유제품(-25.3%) 등도 감소 폭이 컸다. 다만 승용차(58.1%)와 선박(101.9%) 등에선 수출 호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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