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마스크 벗은 싱가포르선… 호흡기 환자 2배 늘고 메르스까지 기승
한국보다 먼저 마스크를 벗었던 국가들이 각종 바이러스 감염병 확산에 시달리며 후폭풍을 겪고 있다. 싱가포르는 지난 2월 마스크 착용을 완전 해제했는데 최근 코로나와 인플루엔자(독감), 영유아 수족구병 등 바이러스성 질환이 동시에 속출하고 있다. 현지 매체는 “방역 기간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았던 영유아 감염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보건부에 따르면 코로나 방역이 철저했던 작년 4월 첫째 주의 호흡기 관련 감염 진료는 1469건이었지만 올해 4월 첫째 주는 3026건으로 두 배 증가했다. 급성 결막염도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코로나 기간 싱가포르에서 거의 사라졌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도 올해 들어 169건 보고됐다. 코로나도 2월 한 주 4093명에서 지난주엔 6배 이상인 2만6072명으로 급증했다.
싱가포르뿐 아니다. 태국 방콕포스트는 지난주 코로나에 걸려 입원한 환자가 435명으로, 일주일 전보다 2.5배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지난 13~15일 태국 최대 명절인 ‘송끄란’ 기간 마스크를 벗은 유동 인구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태국은 지난해 10월 코로나를 ‘엔데믹(풍토병)’으로 선언하고 방역 규제 대부분을 해제했다.
작년 9월 실내 마스크 착용을 해제한 말레이시아도 4월 초 누적 감염자가 1만3000명을 넘어서며 3월 말보다 87.5% 늘었다고 한다. 17일 말레이시아 사립병원협회는 마스크 재착용을 권고하는 성명을 냈다. 최근 베트남도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늘자 일부 지역에서 마스크 착용을 다시 의무화했다. 베트남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하노이 인민위원회는 지난 18일 수도 하노이의 대중교통과 문화·관광시설 등 인구 밀집 지역에서 마스크를 다시 써야 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마스크 착용을 푼 일본에서도 코로나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후생노동성 전문가회의는 일본 전역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다시 늘고 있으며, 5월 헌법기념일과 어린이날 등 연휴 기간 감염자가 대폭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대도시의 20대 이하 연령층에서 코로나가 증가세라고 한다. 일본은 다음 달부터 코로나를 일반 독감과 같은 등급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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