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 로맨스' 이하늬·이선균, 이게 된다고? 불붙은 X맛의 매력[TEN피플]

강민경 2023. 4. 22. 01: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텐아시아=강민경 기자]

이하늬, 이선균 /사진=텐아시아 DB



천만 배우 이하늬와 이선균이 만난 영화 '킬링 로맨스'(감독 이원석)의 입소문이 시작됐다. 일명 X맛(욕설+맛의 합성어) 같은 매력이 영화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는 평가다.

4월 14일 베일을 벗은 '킬링 로맨스'에 대한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이원석 감독의 코드와 잘 맞거나 혹은 안 맞거나. 10년 전 '남자사용설명서'를 재밌게 본 사람이라면 '킬링 로맨스' 호, 보지 않았거나 맞지 않았다면 불호라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누적 관객 수가 이를 증명했다. 21일 기준 '킬링 로맨스'는 겨우 10만 명을 넘어섰다.

'킬링 로맨스'는 섬나라 재벌 조나단(이선균 역)과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톱스타 여래(이하늬 역)의 이야기를 담았다. 여래는 팬클럽 3기 출신 사수생 범우(공명 역)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한다.

이원석 감독 /사진=텐아시아 DB



'킬링 로맨스'는 개봉 당일 CGV 골든에그지수 61%를 기록했다. 골든에그지수란 CGV에서 운영 중인 영화 평점 서비스다. 영화를 실제로 관람한 관객이 '좋아요' 혹은 '싫어요' 중 선택해 관람평을 남기는 것을 뜻한다. 70% 미만이면 골든에그지수가 깨졌다고 표현한다. 개봉 첫날부터 골든에그지수가 깨졌던 '킬링 로맨스'다.

개봉 2주차에 접어들자 '킬링 로맨스'에 대한 반응이 달라졌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하늬와 이선균, 공명의 짤(사진)이 돌아다니면서 입소문이 시작됐다. 그 결과 개봉 6일째 '킬링 로맨스'의 골든에그지수는 무려 9%나 오른 70%를 기록했다. CGV뿐만 아니라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와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도 역주행 중이다.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같은 역주행 현상은 이례적이다.

여기에 남다른 텐션을 가진 이원석 감독이 SNS에 남긴 일화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원석 감독은 과거 "친구들아 후배들아 나도 봉준호 감독님 수상해서 너무 기쁜데 제발 '너도 할 수 있어! 너가 다음이야ㆍu can do it! 이라는 문자 좀 그만 보내라 짜증 나려 하니까ㆍ너 친구는 지금 충무로역서 전철 기다리는 중이야ㆍ전철 X라 안 온다ㆍ"고 남겼다. 해당 글이 뒤늦게 커뮤니티에 올라와 웃음을 안기고 있다.

/사진=영화 '킬링 로맨스' 스틸



이원석 감독도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호불호를 예측했다. 이하늬와 이선균은 서로에게 확인받듯이 출연을 결정했다. 두 사람은 재밌게 본 시나리오가 어떤 그림으로 나올지 궁금해졌다고 했다. 이하늬와 이선균은 '킬링 로맨스'에 대해 처음엔 부정적이었으나 '다양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하늬는 한국 영화의 맛은 다양성이라면서 민트 초코 같은 영화라고 표현했다. '킬링 로맨스'는 X맛 같이 느껴질지라도 의미가 있다는 뜻이었다.

이하늬는 영화 개봉 전 "감격스럽더라. 나오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세상에 나오는 거산으로도 의미가 있고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극장이 힘들어지면서 큰 영화, 영화관에서 봐야 하는 영화들을 생각하는데, 한국 문화의 맛인 다양성이 사그라지는 것 같아 마음이 그렇더라"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원석 감독은 전작인 '남자사용설명서'와 다르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나름 상업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많은 관객이 공감하지 않을까 싶었다. 사실 우리 영화에서 편집된 신이 많다. 모두가 웃을 수 있는 편한 코미디가 1이라고 가정하면 '남자사용설명서'는 3~4정도 된다. 반면 '킬링 로맨스'는 5~7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하늬, 이선균 /사진=텐아시아 DB



'킬링 로맨스'에서 이하늬, 이선균, 공명은 각자 잘하는 연기를 한다. 이원석 감독 역시 본인이 가진 남다른 텐션을 영화에 그대로 녹여냈다. '킬링 로맨스'가 역주행 중인 가장 큰 이유는 자꾸 입과 귀에 맴도는 노래를 꼽을 수 있다. 극 중 이하늬는 비의 '레이니즘'을 개사한 '여래이즘'과 들국화의 '제발'을 열창한다. 이선균은 H.O.T.의 '행복'을 부른다. 해당 노래는 캐릭터마다 사연과 의미가 있는 노래다.

이하늬와 이선균이 큰 스크린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가사를 흥얼거리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만큼 중독성이 강하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 따르면 '킬링 로맨스' 싱어롱 상영을 검토 중이다. 이하늬는 직접 '여래이즘' 뮤직비디오를 기획, 제작했다. 이선균도 '여래이즘'을 견제하며 '행복' 뮤직비디오를 만들어야 하나 싶다고 하기도.

또한 이원석 감독이 장인어른에게 받은 '펌글(퍼온 글)'도 직접 삽입됐다. '킬링 로맨스' 팀은 오는 주말 무대인사를 진행한다. CGV 무대인사 극장에서는 골든에그지수가 더 이상 깨지지 않기를 기원하며 관객 추첨을 통해 단단한 맥반석 계란을 선물할 예정이다.

물론 반등한다고 해서 '큰 성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재미를 갖춘 한국 영화라면 영화관으로 사람들을 이끌 수 있다는 신호를 준 것만으로도 한국 영화계엔 희망이 될 수 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Copyrigh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