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안타 2타점 3득점에도 자만하지 않은 두산 양찬열 “내일은 또 내일” [MK인터뷰]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소속팀 두산 베어스의 승리를 이끈 외야수 양찬열이 소감을 전했다.

두산은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KT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10-6으로 이겼다. 이로써 2연승을 달린 두산은 10승 7패를 기록하며 4위에서 3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양찬열의 활약이 빛난 경기였다. 8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그는 3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 1볼넷으로 두산의 공격을 이끌었다.

21일 잠실 KT전에서 맹타로 두산의 승리를 이끈 양찬열. 사진(잠실 서울)=천정환 기자

3회말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 출루한 뒤 안재석의 2루타와 조수행의 볼넷으로 3루까지 도달한 그는 허경민의 유격수 병살타에 홈을 밟아 이날 자신 및 팀의 첫 득점을 신고했다.

그의 방망이는 4회말 들어 본격적으로 매섭게 돌아갔다. 팀이 2-1로 근소히 앞선 1사 1, 2루에서 1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치며 1사 만루를 이었다. 이어 후속타자 허경민의 2타점 적시타에 두 번째 득점도 올렸다.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우전 안타를 기록, 세 번째로 1루에 나간 그는 이후 상대 투수의 폭투와 안재석의 진루타에 3루를 밟았고, 허경민의 1타점 적시 2루타에 또다시 득점을 적립했다.

기세가 오른 양찬열은 7회말 1사 2, 3루에서는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 3루타를 작렬시켰다. 이는 팀의 10번째 득점을 만드는 안타로, 승기를 완전히 가져오는 한 방이었다.

엄밀히 말해 양찬열은 두산의 주전 외야수는 아니다. 그는 이날 경기 전까지 두산이 치른 16경기 중 절반인 8경기에만 나섰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양찬열은 “타격은 사이클이라고 하는데, 시범경기 때 괜찮았다가 최근 일주일에 한 번씩 경기에 나서다 보니 (타격이) 조금 어려웠었다”면서 “이번에 딱 맞은 것 같다. 공이 잘 보였고 계속 준비를 하고 있었던 부분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승엽) 감독님께서 ‘언젠가 중요할 때 날 쓰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며 준비했다. 이렇게 기회가 왔을 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어 다행”이라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그는 예전보다 수비에서 안정감이 느껴진다는 말에 “벤치에 있으면서 여러 선수들의 수비 스타트 자세를 봤다. 그때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를 봤는데 편하게 스타트를 하더라”라며 “시작 자세가 편하면 긴장이 조금 덜 되는 것 같아 그 자세로 해보자고 생각했다. 그랬더니 공을 따라가는 데 조금 더 여유가 생겼다. 경직되면 아무래도 더 안 움직여진다”고 설명했다.

수비에서의 안정은 곧 좋은 타격으로 이어졌다. 양찬열은 “저는 타석에서는 긴장을 덜 하는 편인데 수비에서 (긴장이) 덜 되다 보니 더 편해진 것 같다”며 “(타석에서) 제 장점인 부분들만 생각한다. 딱히 구종을 노리지는 않고 크게 벗어나는 것만 골라서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락 밴드 린킨 파크(Linkin Park)가 부른 양찬열의 등장곡 Faint는 그에게 또다른 힘을 준다. 양찬열은 “등장곡이 너무 좋은 노래다. 여기에 응원단장님과 팬들께서 좋은 응원 구호를 만들어주셨다. 작년부터 등장곡이 이슈가 됐는데 주변에서도 다 좋다고 해주신다. 내가 선택한 거라 뿌듯하다”며 “등장곡은 예전부터 좋아했던 노래다. 군대에 있을 때 1군에 가면 어떤 등장곡을 고를지 고민하다 친형이 괜찮다고 해서 선택하게 됐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오늘 경기가 전환점이 될 수도 있고, 더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될 것 같기도 하다”면서도 “자만하지 않고 더 노력하겠다. 내일은 또 다른 내일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