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조성' 강래구 구속영장 기각… 검찰 수사 제동

이유지 2023. 4. 2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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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불법 자금 살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검찰이 처음으로 신병 확보에 나선 피의자의 영장이 기각된 만큼 수사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강 전 위원의 구속영장 혐의 사실에 돈봉투 의혹 외에도 개인 비위를 포함하는 등 신병 확보 의지를 드러냈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 녹음파일 등을 토대로 돈봉투 살포 의혹의 단서를 포착해 수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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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법 위반·뇌물수수 혐의…돈봉투 의혹 '키맨'
법원 "증거인멸, 도망 우려 있다고 보기 어려워"
첫 신병 확보 시도 실패… "무리한 수사" 비판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주요 피의자로 지목된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불법 자금 살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검찰이 처음으로 신병 확보에 나선 피의자의 영장이 기각된 만큼 수사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정당법 위반,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강 전 위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후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윤 부장판사는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압수수색 이후 피의자가 직접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거나, 다른 관련자들에게 증거인멸 및 허위사실 진술 등을 하도록 회유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주거, 지위 등을 감안할 때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도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윤 부장판사는 또 "주요 혐의에 대한 증거는 일정 부분 수집돼 있다고 보이고, 추가 규명돼야 할 부분 등을 감안할 때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하는 것은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측면도 있다고 보인다"고 덧붙였다.

강 전 위원은 민주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5월 윤관석·이성만 의원 및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등과 공모해 송영길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돈봉투 형태로 총 9,400만 원을 살포하는 등 선거운동 관계자 및 선거인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강 전 위원이 지역본부장·지역상황실장 등 당 관계자들에게 금품을 살포하자고 적극 권유·지시하는가 하면, 현직 의원에게 뿌려진 것으로 의심되는 자금을 포함해 지인을 통해 8,000만 원을 마련하는 등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강 전 위원의 구속영장 혐의 사실에 돈봉투 의혹 외에도 개인 비위를 포함하는 등 신병 확보 의지를 드러냈다. 강 전 위원이 2020년 9월 수자원공사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공사 산하 발전소 설비 관련 납품 청탁 명목으로 300만 원을 수수했다는 혐의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 녹음파일 등을 토대로 돈봉투 살포 의혹의 단서를 포착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 전 부총장의 통화 녹음파일엔 강 전 위원이 윤관석·이성만 의원은 물론, 송 전 대표와도 직접 소통한 정황이 담겨 있다. 강 전 위원이 의혹의 전모를 밝히기 위한 '키맨'으로 꼽히는 이유다.

그러나 검찰 조사에서 강 전 위원을 포함한 공여자들이 입을 닫으면서 수사가 난관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에 사안이 중대한 데다, 녹음파일 등 객관적 증거 제시에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이번 사건을 금권선거에 취약한 정당 내 구조적 비리로 규정하고, 강 전 위원이 송영길 캠프 배후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며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 전 위원은 혐의를 대체로 부인해왔다. 검찰이 주장하는 증거인멸 우려 또한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로 항변했다.

강 전 위원에 대한 구속 필요성을 인정받지 못하면서 현직 의원과 송 전 대표 등 민주당 윗선 개입을 규명하려던 검찰 수사도 차질을 빚게 됐다. 검찰이 압수수색 일주일 만에 청구한 첫 구속영장이었던 만큼, 무리하게 신병 확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이정원 기자 hanak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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