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올려 돌려막기 시도…피해 키운 미추홀구 투기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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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들을 극단 선택으로 내몬 인천 미추홀구 갭투기꾼들, 이른바 '건축왕' 일당이 대출받은 건축자금 이자도 못내게 되자 전세금을 올려받아 돌려막기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검찰이 국회에 제출한 갭투기범들 공소장에는 이들은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세입자들에게 전세금을 올려받는 방식으로 추가 자금을 확보해 피해를 키운 정황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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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선택 피해자 2명도 보증금 상향
일부는 보증금 상향으로 최소변제금도 못받아
공소장에 따르면 15일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60대 A씨는 2009년부터 미추홀구에서 건축업을 하며 갭투기 등으로 사업을 키우던 중 자금난에 빠졌다. 이에 2021년 3월 직원들에게 A씨는 ‘건물 신축이나 임대보증금 상향 계약이 이어지지 못해 자금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는 단체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자금 확보를 위해 세입자들에게 연장 계약을 하며 보증금을 올려받을 것을 지시한다.
A씨는 금융권 대출로 주택을 지은 뒤 ‘바지 임대인’을 세운 뒤 갭투기 방식으로 세입자를 구해 이들이 낸 전세금으로 주택 대출금을 갚으며 사업을 키웠다. 그러나 보유 주택이 2708채까지 늘어난데다 새로운 개발 사업에 뛰어드는 과정에서 대출금 상환이 어려워지고 이자까지 연체될 상황에 빠진 것이다. 이들은 보증금을 높여서 차액으로 이자를 일단 막자는 구상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입자들은 부동산 시장 과열 상태에서 집을 옮기기 마땅치 않아 보증금을 올려준 경우가 많았다.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30대 여성과 20대 남성 역시 이들 요구로 보증금을 올려줬다. 이들 중에는 보증금을 8000만원 이상으로 올려줘 주택이 경매에 넘어간 뒤 최우선변제금 2700만원(보증금 8000만원 이하만 가능)도 못받은 경우도 있었다.
A씨 등이 돌려막기를 시도했음에도 결국 대출 이자를 감당 못하고 보유 부동산이 연쇄적으로 경매에 넘어가기 시작했다. 이들은 경매에 집이 넘어가는 상황에서도 세입자들에게 경매 사실을 숨기고 전세 계약을 계속했다.
건축왕과 공인중개사 등 일당이 세입자들로부터 받고 돌려주지 못한 전세 보증금은 경찰 수사 결과 3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영락 (ped1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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