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붐은 ‘설계되지 않은 성공’[책과 삶]

최민지 기자 2023. 4. 21.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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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외전
김윤지 지음
어크로스 | 328쪽 | 1만8800원

지난 수년간 ‘K컬처’의 성공 요인을 분석하려는 시도가 수도 없이 이뤄졌다. 누군가는 예로부터 흥이 넘치던 한국인의 정서 덕분이라고 했고, 누군가는 조금만 문제가 있어도 가차 없이 비판하는 한국 대중의 까다로움 덕분이라고도 했다. 해외 언론에 주로 등장하는 레퍼토리는 한국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다. 한국 정부가 압축 경제 성장을 이룬 경험을 살려 대중문화도 효율적으로 키워냈다는 것이다.

문화산업 연구자인 김윤지는 이 같은 분석들이 전부 오답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정답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류외전>을 썼다. “많은 것들이 얽히고설켜 있고 동시다발적으로 영향을 준 측면이 많아 이건 의미 있고, 이건 무의미하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류외전>은 지난 30년간 역동적으로 흘러온 K컬처 산업의 막전막후를 담은 책이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의 빌보드 1위,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 흥행 등 K컬처가 지금의 위상을 갖추기까지 거쳐온 도약의 순간들을 크게 9가지로 나눠 소개한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문화 콘텐츠 산업과 경제 정책, 중소기업 연구 등을 담당하는 저자는 실증적 자료와 검증을 통해 복잡하게 얽힌 타래를 조금씩 풀어낸다.

저자는 K컬처 붐이 ‘설계되지 않은 성공’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성공에 기여한 여러 주체들, 즉 한국 드라마 비디오 테이프를 들고 아시아 국가를 다닌 방송국 직원들이나 위험을 감수하고 한국 영화에 투자한 벤처캐피털 등에 공을 돌린다. 이렇듯 ‘외전’이라는 제목 그대로 알려지지 않은 뒷이야기들은 충분히 흥미롭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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