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수업, 왜 강제하나요?"...학교 안 '인권' 논란
사전 동의 없이 대체 프로그램도 제시 안 해
매일 기도회도…논란 이후 실명으로 수요 조사
[앵커]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 동의 없이 종교 수업을 시작해 반발이 터져 나왔습니다.
논란이 되자 학교 측은 뒤늦게 종교 수업을 원치 않는 학생들에 대한 수요 조사에 나섰습니다.
김민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전북의 한 평준화 지역 일반 고등학교, 120년 전 선교사 부부가 설립한 개신교 미션스쿨입니다.
얼마 전부터 수요일 5교시에 1시간씩 학년별로 전체 학생을 강당에 모아 교회 밖 예배, 이른바 '채플'을 시작했습니다.
사전에 학부모나 학생의 동의를 받거나 대체 프로그램을 제시하지 않은 일방적 결정이었습니다.
[학교 학생 : 교내 종교 행사 그 자체로 부당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다만 그걸 강요한다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매일 아침 기도회도 하는 이 학교.
인권 침해 논란이 불거지자 일단 채플 시간 대체 프로그램에 한해서만 실명으로 수요 조사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종교 수업을 둘러싼 이런 갈등과 관련해 10여 년 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에 반발한 학생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학생의 학교 선택 여부가 달린 고교 평준화정책과 더불어 채플에 대한 사전 동의, 대체 프로그램 제공 여부 등이 당시 쟁점이었습니다.
[이용훈 / 당시 대법원장(2010년 4월 22일) : 사전 설명이나 동의 없이 원고의 참석을 사실상 강제했고, 교육부 고시에 따라 대체 과목을 제공하지도 않았는데….]
교육 당국은 코로나 이후 학교마다 학사 운영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이런 혼선이 재발하는 거로 보고 조사와 조치에 나섰습니다.
[김종기 / 전라북도교육청 학생 인권교육센터 조사관 : 학교에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부분들에 대해 즉각 조치하고 이후에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북 내 다른 학교에도 다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종교의 자유와 다른 종교에 대한 존중, 이를 통한 조화와 공존에 대한 고민이 우리 사회에 다시 한 번 요구되는 요즘입니다.
YTN 김민성입니다.
YTN 김민성 (kimms07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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