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부양하느라 허리 휜다…연금 폭탄에 우는 이 나라

김규식 특파원(kks1011@mk.co.kr) 2023. 4. 21.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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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노인들. [EPA = 연합뉴스 자료사진]
건강보험과 연금 등 일본의 사회보험료율이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일본 건강보험종합연합(건보련) 발표를 인용해 올해 평균 건강보험료율이 약 9.3%, 간병과 연금을 합친 사회보험료율은 약 30%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주로 고령자의 의료 지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험료를 부담하는 세대와 보험 혜택을 받는 세대간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닛케이에 따르면, 올해 만 7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매년 후생연금(국민연금)으로 190만엔, 의료급여 80만엔, 간병급여 45만엔 등 총 300만엔이 넘는 급부금을 받을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이들 고령자가 부담하는 보험료 액수는 15만엔 수준에 그쳐, 부담한 액수의 20배 이상을 가져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역 세대가 지불하는 보험료 대부분이 고령자를 위해 쓰인다는 것이다.

반면, 현역 세대인 40~44세는 연간 40만엔 가량의 보험료를 냈지만 급부금은 의료비 등 12만엔 수준에 그쳤다. 급부금보다 3.5배 가량 많은 보험료를 납부하는 셈이다. 닛케이는 현재 사회보장제도 구조상 부담은 현역세대에게, 혜택은 고령자에게 편중되는 형상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2025년을 기점으로 일본의 베이비 붐세대가 75세 이상에 진입하면서 의료비 부담은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저출산 대책의 재원을 위해 사회보험료율을 인상하는 방안도 부상하고 있다

일본 직장인들의 사회보험료는 후생연금 보험요율이 소득의 18.3%로 노사가 절반씩 부담한다. 여기에 간병보험, 산재보험, 고용보험 등 직장인이 고정적으로 부담하는 사회보험료가 있다.

건보련에는 주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전국 1400여개의 조합이 가입돼 있고 조합원은 가족을 포함해 2800만명이다. 중소기업이 가입돼 있는 전국건보협회도 가입 조합 평균 보험료가 10% 수준이고, 다른 사회보험료는 대기업과 같아 역시 전체적으로 사회보험료 부담은 30% 수준이다.

건보련의 올해 보험료 수입은 8조5000억엔으로 전망되는데, 이 가운데 44%가 고령자 의료비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건보련은 올해 소속 조합의 80% 가까이가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총 적자 규모는 5620억엔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민소득에서 세금과 사회보험료를 합친 비율인 일본의 ‘국민부담률’은 현재 75세가 40세였던 1988년에는 37.1%였지만 올해는 46.8%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1990년 65세 이상 고령자 1명을 20~64세 5명이 부양했다면, 현재는 부양 인원이 2명이 채 안되며, 조만간 1명 수준에 근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일본 정부가 저출산 대책의 확대를 위한 재원 확보를 위해 사회보험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역세대에 대한 부담이 커져 실제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 김규식 특파원 서울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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