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도 빌게이츠도 못 쓰게 했다... 아이 뇌에 해로운 스마트폰 [만물상]
사람 많은 공간에서 떠들고 산만한 아이들을 손쉽게 조용히 시키는 방법이 스마트폰을 쥐여주는 것이다. 우는 아이 뚝 그치게 하는 현대판 곶감이다. 만 3~5세 유치원생 절반 이상이 만 두 살이 되기 전에 디지털 기기를 처음 접했다고 한다. 심지어 만 한 살이 되기 전에 스마트폰을 접했다는 유치원생도 8명당 1명이다.
▶스마트폰이 일상화되고 AI(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이 혁명적으로 발전한 시대에 태어나는 2010~2025년생을 ‘알파 세대’라고 부른다. 유치원 가기 전부터 AI 스피커가 읽어주는 동화를 듣고 영상에 맞춰 노래와 춤도 따라 하는 ‘랜선(lan 線) 유치원’에 먼저 친숙해지는 세대다. 사람보다 기계와 소통하는 데 능하고, 글보다 영상에 익숙한 이 ‘신인류’가 디지털 기기에서 습득하는 정보량도 많을 것이다.
▶그런데 뇌과학자들은 바로 이 사실을 걱정한다. 신생아는 성인만큼이나 많은 1000억개 가까운 뇌 뉴런을 갖고 태어난다. 어른들 뇌와 다른 점은 뉴런 사이의 연결 정도다. 뉴런 사이의 연결망인 시냅스는 아기들이 성장하면서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통해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독일 뇌과학자는 두 살배기를 ‘인간 스펀지’라고 표현했다. 걷고 움직이고 손 사용 능력이 향상되는 이 시기부터 주위 자극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면서 뇌의 정보 처리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달한다. 그래서 숲이나 해변에서 하루 내내 온몸을 움직이고 오감을 자극해 능동적으로 놀게 하는 것이 뇌 발달에 최고로 좋다고 얘기한다. 이에 비해 TV나 스마트폰이 전달하는 시각 정보를 보는 것은 수동적 경험에 불과하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자녀들이 14세가 되기 전까지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했다. 14세 넘어서도 저녁 식사 시간부터 잠잘 때까지 스마트폰을 못 쓰게 했다. 스티브 잡스도 생전에 “우리 아이들은 아이패드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2007년 미국에서 매일 책을 읽어준 아이와 날마다 어린이 방송이나 DVD를 시청한 아이들을 비교했다. 스크린 미디어를 날마다 본 아이들의 언어 발달이 책을 읽어준 아이보다 두 배나 늦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뇌 발달이 중요한 시기에 강한 시각적 자극만 지속적으로 받으면 집중력·논리력과 관련 있는 전두엽은 덜 발달하고, 시각적 자극을 처리하는 뇌 부위만 활성화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청소년은 말할 것도 없고 유아·어린이까지 스마트폰을 지나치게 접하는 위험군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부모가 이 문제를 심각히 여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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