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책임 규명 없이 보강 공사만?
[KBS 광주] [앵커]
얼마 전 광주의 한 사립 중고등학교에서 발생한 경사면 붕괴사고와 관련해 교육당국의 부실한 관리감독 문제 전해드렸습니다.
해당 학교에서 보강공사가 시작됐는데요.
유사 사고를 막기 위해 정확한 사고 원인과 책임 규명이 필요한데, 제대로 이뤄졌을까요?
하선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학생들이 등하교하는 보행로 바로 옆 경사면이 무너진 아찔한 사고.
다시 찾은 현장에선 중장비를 동원한 공사가 한창입니다.
학교 측은 경사면 위쪽 지반을 1미터 가량 깍아내고, 배수로를 만든 뒤, 경사면은 더 완만하게 만들기로 했습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토목 설계(기술자)를 다시 오라고 해서 이야기를 했더니 (경사면) 각도를 더 뉘었으면(완만하게 하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해서 더 뉘었거든요. 긴급하게."]
사고가 난 경사면은 55도 정도인데, 강도가 약한 풍화암 재질이어서 국토부 기준에 따라 최소 45도로 더 완만하게 하거나, 계단식 옹벽 설치 등의 방법이 검토됐어야 합니다.
하지만, 보행로 공사를 위해 경사면 끝쪽 암반을 절개하면서도 가파른 경사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애초 계획보다 많은 나무 70여 그루도 벌목했습니다.
이 때문에 광주시교육청은 학교 측에 전문가를 참여시켜, 공사 과정의 문제점에 대해 정확한 원인을 분석한 뒤 결과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당초 광주시교육청은 정확한 원인 규명이 먼저라며 학교 측에 공문까지 보냈지만, 그 절차가 무시되고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 "시공사 측에서 먼저 하자를 인정하겠다고 해서 (보수공사 시작한 겁니다). 원인은 추측은 됩니다만 전문가 입회해서 원인 규명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학교 안에서 발생한 재난사고.
정확한 원인도, 책임을 묻기도 전에 사고 흔적이 사라졌습니다.
KBS 뉴스 하선아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하선아 기자 (sah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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