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의 꿈도 미뤄야”…막막한 청년 세입자들

정민규 2023. 4. 21. 21: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빌라와 오피스텔을 아흔 채 넘게 가진 부부가 잠적해버린 부산 전세 피해 속보입니다.

세입자는 대부분 청년들인데 전세 계약 기간이 이미 끝났거나 곧 다가오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인천 미추홀구에서처럼 경매로 집이 넘어가면 금융기관이 먼저 돈을 가져가게 돼있어서 보증금을 떼일까 막막해하고 있습니다.

정민규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내년 초 결혼을 앞둔 37살 김 모 씨.

전셋집 계약기간이 지난달 끝났지만, 집주인 부부는 연락을 끊고 잠적했습니다.

김 씨는 8천여만 원의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돼 신혼의 꿈까지 미뤄야 할 처지입니다.

[김○○/세입자/37살 : "결혼도 지금 해야 하는데, 이 보증금을 빼서 당연히 아파트에 어느 정도 충당을 해야 되는 부분이고 결혼을 늦추거나 뭐 그렇게 해야 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잠적한 집주인 부부가 소유한 빌라와 오피스텔 90여 채에 사는 세입자는 대부분 김 씨와 같은 청년들입니다.

적게는 몇 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여 원의 전세보증금은 이들에겐 전 재산이나 다름없습니다.

전체 보증금은 50여 억원에 이릅니다.

집주인 부부는 여기에 각 집을 담보로 40억 원이 넘는 대출을 받고 잠적했습니다.

금융기관이 세입자보다 우선한 근저당 대출이었습니다.

[정○○/세입자/32살 : "건물별로 근저당이 많이 잡혀있는 상황이라서 이게 경매에 넘어간다고 했을 때 저희는 거의 못 받는 상황이죠."]

집주인 부부가 잠적하기 전인 지난 1월부터 건물의 석 달 치 공용 전기료와 수도세까지 미납된 상태입니다.

세입자들이 돈을 거둬 단전과 단수를 막고 있습니다.

[여○○/세입자/36살 : "집이, 집이 아닌 거예요. 밤에 잠도 안 오고 집 같은 집에서 살고 있는 게 아니라 이 애물단지에서 내가 그냥 하루하루 그냥 버티고 있는..."]

세입자들은 다음 주 안에 부부를 경찰에 고소하기로 했습니다.

사건을 인지한 경찰은 고소 전이라도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뉴스홈페이지 : https://goo.gl/4bWbkG

정민규 기자 (hi@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