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잇는 경매 일정…대부업체 넘어간 건 어쩌나?
[앵커]
경매를 잠시 멈춘다는, 앞선 정부 대책에도 빈틈이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에 협조를 구해 경매를 미루겠다는 계획인데, 이미 채권이 대부업체 같은 곳에 넘어간 경우 정부 요청이 통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장혁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단하라, 중단하라."]
오늘(21일) 예정됐던 경매 일정 27건은 모두 연기됐습니다.
하지만 당장 다음 주 월요일, 경매 일정 30여 건이 또 잡혀있습니다.
모두 취소될지, 아니면 어제(20일)처럼 일부는 경매가 진행될지 장담할 순 없습니다.
피해자들은 법원이 나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박경수/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시민대책위원장 : "판사님께 제발 지금 부탁드립니다. 전세사기 피해 관련 물건에 대해서 경매를 중지해 줄 것을 간절히 호소드립니다."]
정부가 경매 유예를 약속했는데도 못 믿는 이유, 협조 요청만으론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 탓입니다.
대책위원회 자료를 보면 피해 주택 4곳 중 1곳은 근저당권이 대부업체로 넘어간 상태입니다.
전세 사기 사태가 벌어진 지 다섯 달째, 처음에 대출해준 금융사가 원금 일부라도 건지겠다며 절반 정도의 가격에 채권을 넘긴 겁니다.
[강민석/피해자 : "OOOOO협동조합은 주식회사 OO대부회사로 2022년 4월 15일 자로 채권 양도를 했습니다. 부실 채권으로 인해서 저희들은 지금 현재 어떠한 혜택도 받지 못하고…."]
당국의 연기 요청에도 어제 경매가 진행된 4건은 모두 대부업체 보유 물건입니다.
금융당국은 "사회적 책임에 동참해 달라고 업체들을 독려하고 있다"지만, 업체들도 사정이 있다고 말합니다.
[대부업계 관계자 : "경매를 통해서 금전화를 시키는데, (연기 되면) 현금화를 시킬 수가 없는 거잖아요? 자금이 유동성 위기가 올 가능성도 있고…."]
정부가 자신했던 경매중단도 쉽지 않은 약속이 된 상황.
피해자들은 내 집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조차 가늠하지 못한 채 확실하고 근본적인 대책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촬영기자:김태현/영상편집:이윤진/CG:서수민
장혁진 기자 (analog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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