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72시간 휴전’ 사실상 무산

2023. 4. 2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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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프리카 수단 군벌 간의 무력 충돌이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명절 '이드 알피트르' 첫날까지 이어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사회의 제안으로 추진된 72시간의 '이드 휴전'도 사실상 성사가 어려워졌다.

국제사회가 제안한 72시간의 '이드 휴전'에는 RSF 측만 합의 의사를 밝혔다.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이 이끄는 RSF는 성명을 통해 이날 새벽 6시부터 국제사회가 제안한 72시간의 이드 휴전에 합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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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F "이드 휴전에 합의" 발표에도 정부군은 "반군 온상 제거 단계"
20일(현지시간) 포트 수단에서 한 남성이 압델 파타 알-부르한 육군참모총장에게 충성하는 정부군 병사들 근처를 지나가면서 팔을 들어 지지하고 있다.[AFP]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북아프리카 수단 군벌 간의 무력 충돌이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명절 ‘이드 알피트르’ 첫날까지 이어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사회의 제안으로 추진된 72시간의 ‘이드 휴전’도 사실상 성사가 어려워졌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수도 하르툼 중심가와 북쪽, 서쪽 지역에서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간의 산발적인 교전이 이어졌다.

특히 그동안 장갑차나 무기를 장착한 트럭을 이용하던 군인들은 처음으로 걸어서 주택가까지 들어가 충돌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양측의 교전은 이드 알피트르 첫날 아침 예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이어졌다. 사원들은 신자 보호를 위해 주로 실내에서 예배를 진행했다.

하르툼에서 제빵사로 일하다가 시 외곽의 쉼터로 피신한 달리아 압델모니엠씨는 AP 통신에 “하르툼에는 이제 안전지대가 없다.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그저 살아남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가 제안한 72시간의 '이드 휴전'에는 RSF 측만 합의 의사를 밝혔다.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이 이끄는 RSF는 성명을 통해 이날 새벽 6시부터 국제사회가 제안한 72시간의 이드 휴전에 합의한다고 밝혔다.

RSF는 “신성한 이드 알피트르 기간과 겹치는 휴전은 시민들이 대피해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인도적 통로를 여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정부군 측은 이드 휴전안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정부군을 이끄는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은 분쟁 발발 후 처음으로 이날 영상 메시지를 발표했지만, 휴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는 “우리는 이 시련을 넘어 단일 군대, 단일 국가를 달성하고, 민간 통치로 무사히 전환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군은 별도 성명을 통해 수도 “우리는 지키고 저항하는 단계를 지나 하르툼 인근에서 반란 세력의 온상을 점진적으로 제거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전날 아프리카연합, 아랍연맹 등 지도자들과 화상 회의를 하고 “교전 지역에 갇힌 시민들이 피신해 치료받고 식량과 생필품을 공급받아야 한다”며 휴전을 제안했다.

부르한 장군과 다갈로 사령관은 지난 2019년 쿠데타를 일으켜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의 30년 장기 집권에 마침표를 찍었다.

또 이들은 2021년에도 쿠데타를 일으켜 과도정부의 민정 이양 작업을 멈춰 세웠다.

그러나 이들은 국제사회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민정이양 협상 과정에서 이견을 드러내며 반목하기 시작했다.

특히 RSF의 정부군 편입 일정과 두 조직의 통합 후 지휘권 문제를 둘러싼 갈등 끝에 양측은 지난 15일부터 무력 충돌을 시작했다.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는 분쟁 과정에서 지금까지 최소 413명이 목숨을 잃었고, 3천551명이 부상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했다.

수도 하르툼 등에서는 무력 분쟁에 발이 묶인 주민들이 단전, 단수, 식량부족 등으로 고통을 받다가 최근 대규모 피란길에 오르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 등도 현지에 체류 중인 자국민을 대피시키기 위해 군 수송기와 병력을 수단 인근지역으로 보냈거나 파견할 준비에 들어갔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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