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동탄 250채’ 부부도 악성 임대인…“28명이 함께 움직였다”

이원희 2023. 4. 21.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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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몇 년 전부터 문제가 된 이른바 '깡통 전세'는 집값이 전세값만큼 떨어지거나 아예 더 낮아져서 집을 팔아도 전세금을 못 돌려주는 상황을 말합니다.

전세 사기는 이 깡통 전세와 비슷하지만 고의적이라는 게 가장 큰 차이입니다.

계약할 때 의도적으로 세입자를 속이려 했고, 가짜 임대인을 세웠거나 공인중개사, 브로커 등이 조직적으로 공모했다면 사기입니다.

이런 기준에서 화성 동탄의 오피스텔 주인도 KBS가 분석한 악성 임대인에 포함됩니다.

또 추가로 따져봤더니 이 부부와 연결된 또 다른 '악성임대인'들이 스무 명도 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계속해서 단독보도, 이원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박모 씨 부부는 2021년 3월에만 오피스텔 41채를 사들였습니다.

쇼핑하듯 집을 샀는데, 하루에 6채를 산 날도 있습니다.

이렇게 사들인 집은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동탄에 232채, 수원에 10채입니다.

이후 11채를 더 사들였고 피해자도 그만큼 늘었습니다.

[세입자/음성변조 : "'6월부터 세금미납 예상돼서 전달했습니다. 죄송할 따름입니다.' 이렇게 하고. 전화를 해도 안 받아요."]

KBS와 연세대 사회학과 연구팀이 추린 '악성 임대인' 176명 명단에는 동탄 오피스텔 250여 채를 가졌던 박 모 씨 부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악성 임대인' 기준은 50채 이상을 소유한 이들 중, 다른 임대인들과 사들인 건물이 많이 겹치는 임대인들입니다.

박 씨 부부가 사들인 집과 같은 건물에 집을 가진 악성 임대인은 얼마나 될까.

부부를 포함해 28명이 촘촘하게 묶여 있습니다.

이 연결망이 촘촘할 수록 중개업자나 건축업자 등을 통해 서로 연결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조직적 사기 범죄 가능성입니다.

이 악성 임대인들이 전국에 보유한 집은 3653채.

그런데 화성시에 1301채, 40%가까이 몰려 있습니다.

화성에서 사기 의심 거래가 집중됐다는 의미입니다.

이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오피스텔을 찾아가 봤습니다.

악성 임대인 11명이 76채를 보유한 곳입니다.

[피해 오피스텔 관리인/음성변조 : "맨 처음에는 5개만 있는 줄 알고 갑자기 10개, 갑자기 30개 막 넘어서…. 몇 분 소유자 들이 걱정돼서 전화가 오신 거는, 10개가 터지면 나도 터진다…. 터질 것 같다 터질 것 같다 했는데 진짜 터진거지."]

박 씨 부부와 관련한 피해 신고는 현재까지 91건.

국토부의 자금 흐름 분석 결과 반복적인 '무자본 갭투자'로 드러났고, 중개업자에게 법정 수수료율보다 높게 중개비를 준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부부를 입건하고 피해자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원희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 김경민 최하운/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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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기자 (212@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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