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격·돌풍으로 화끈한 관중 몰이…반가운 ‘축구특별시’ 대전의 부활
홈 4경기 관중, 작년 총 인원 돌파
K리그1 ‘평균 1만 시대’ 1등 공신
한국 프로축구에 봄이 돌아왔다. K리그1 12개 구단이 각각 7경기씩 치른 21일 현재 평균 관중은 1만1039명이다. 지난해 이맘때(3555명)와 비교하면 무려 3배 이상 늘었다. 유료 관중만 집계한 이래로는 최다 기록이다.
축구장 봄 바람에서 빠지지 않는 구단이 대전 하나시티즌이다. 8년 만에 K리그1(1부)로 돌아온 대전이 승격 팀이라 믿기 어려운 성적(3위·4승2무1패)으로 관중을 모으고 있다.
올해 대전의 4차례 홈경기에는 5만9403명(평균 1만4851명)이 입장했다. 2부에서 승격 돌풍을 일으켰던 지난해 총 관중(4만5411명)을 이미 훌쩍 넘겼다. 매 경기 구름 관중이 몰려 ‘축구특별시’로 불렸던 2000년대 초반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기업구단으로 전환한 뒤 처음으로 1부 무대를 밟은 대전이 옛 수준의 인기를 되찾은 비결은 두 가지다.
화끈한 공격 축구가 팬들을 매료시켰다. 보통 2부에서 올라온 팀들은 전력 차를 감안해 수비를 우선시하지만 대전은 누구를 만나든 물러서지 않는 공격 축구가 무기다. 개막 6연승을 질주하던 울산 현대와의 맞대결도 화끈한 공방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대전이 올해 유일하게 패배한 수원FC 원정에서는 양 팀이 8골을 주고받았다.
이민성 대전 감독(50)은 “우리 선수들이 원래 수비를 못한다”고 웃으면서도 “최다골(16골)을 기록할 정도로 공격적으로 축구하는 것은 사실 승리(승점 3점)가 무승부(1점)보다 승점 관리에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축덕’으로 불리는 구단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홈경기 ‘직관’ 여부가 관심사다. 올해 출석률은 50%지만, 승률은 100%다. 함 회장이 지난 1일 FC서울전 3-2 승리 직후 선수들과 어깨동무하며 춤추자 팬들은 그 이름을 부르며 화답했다. 관중석에선 함 회장의 얼굴이 그려진 깃발이 휘날리기도 했다.
축구특별시 대전의 부활은 시·도민구단들에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세금이라는 제약을 벗어던지면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을 줬기 때문이다. 지역에 밀접한 은행들은 다방면으로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다.
이 감독은 “대전이 좋은 축구를 계속 보여준다면 다른 시·도민구단들도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언젠가 은행더비가 K리그에서 나오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고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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