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전광훈에 도움 요청은 사실…터무니 없는 요구해 거절”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마약류관리 종합대책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지난 3·8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도움 요청 사실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김 대표는 “(전 목사가) 터무니없는 요구를 해 왔고 즉시 거절했다”고 말했다. 여당 전당대회에서 전 목사의 영향력이 상당했음을 방증하는 정황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당대표) 선거에 입후보한 후보자로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당시 전 목사는 ‘향후 공천관리위원장 인선 시 본인의 동의를 받으라’는 터무니없는 요구를 해 왔고, 즉시 그러한 요구를 거절한 바 있다”며 “그 후 전 목사가 비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며 결국 도와주겠다고 하지 않았던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주간조선은 이날 “김 대표가 (전당대회 선거 전) 내게 몇 차례 전화를 걸어와 ‘1차에서 과반 통과를 해야 하니 도와달라’고 했다” “우리가 돕지 않았다면 절대 1차에서 이기지 못했을 것” 등 전 목사 주장을 보도했다. 전 목사는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해서도 “전당대회 전 ‘4등이어서 불안하다’며 광화문 3·1절 집회에서 연설을 시켜달라고 해서 연설하게끔 했다”고 말했다고 해당 보도는 전했다. 김 최고위원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고 한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달 8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결선투표제를 새로 도입해 선거 결과 과반 투표자가 없으면 1위와 2위 간 재투표를 실시하기로 정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선거 후반 당원 대상 여론조사에서 내내 1위를 기록했으나 과반이 아닌 조사 결과가 일부 나타났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전 목사 인터뷰 공개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해당 기사를 링크하며 “도움을 요청한 게 사실이라면 그냥 이제 일말의 기대치도 없으니 저분(전 목사)을 상임고문으로 모시십시오”라고 비꼬았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