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산불 발화지 "전신주서 멀어 나무 안 잘랐다"‥전신주 덮친 나무 빼곡
[뉴스데스크]
◀ 앵커 ▶
열흘 전 발생한 강릉 산불의 원인, 강풍으로 쓰러진 나무가 전선을 끊으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죠?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다 보니까 한전이 전신주 주변의 위험한 나무들을 정리할 수 있도록 법으로 정해 놨는데요.
한전은 이에 대해서 나무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자르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의 모습은 달랐는데요.
이준호 기자가 다시 가봤습니다.
◀ 리포트 ▶
전선보다 높게 뻗은 소나무가 심하게 흔들립니다.
곧이어 산 전체가 거대한 불덩이로 변합니다.
불의 시작은 전신주 옆 소나무였습니다.
[김진태/강원도지사(지난 11일)] "산불의 원인은 소나무가 부러지면서 전깃줄을 건드린 것으로 현재 추정되고 있습니다."
바람이 강한 강원도의 경우, 전선 옆 나무는 늘 불안합니다.
[주민] "여기 아주 바람 (엄청) 불어요. 많이 부러져요."
법과 규정에는 이번처럼 특고압 전선의 경우 나무와 1.5m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하고, 재해 우려가 있으면 자를 수 있도록 해 놨습니다.
첫 발화 장소에 다시 가봤습니다.
나무와 전신주와의 거리는 10미터, 하지만 나무는 전신주보다 훨씬 큽니다.
바로 옆은 더 위험해 보입니다.
전신주 주변 비탈면에 이렇게 소나무가 빼곡한데요.
넘어지면 전선을 덮칠 정도로 나무들의 키가 큽니다.
나무 밑동부터 재면 5m 이상 떨어져 졌지만, 실제 비탈에서 자란 나무는 옆으로 자라 전선에 붙어있는 겁니다.
한전은 법대로 관리했다고 했지만 주민들은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지적합니다.
떨어져 있지만 바람이 불어 휘어지거나 눈이 내려 무거워지면 전선을 덮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민] "정전됐어요. 눈 오면 저게 쫙 부러져요."
취재가 시작되자 한전은 나무정리를 했지만, 사유림 주인의 허가를 받기 힘들어 발화 지점 반경 5백m 이내에서 지난해 이후 6그루만 제거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불이 처음 시작된 사유림 주인의 말은 달랐습니다.
산림을 소유한 지 40년이 넘었지만 단 한 번도 한전의 연락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합니다.
[조영준/산불 발화 사유림 소유주] "(벌채) 필요하다고 그러면 그쪽에서 오셔서 얘기를 하시면 저희가 그렇게 해주십쇼, 말씀을 드리는데…"
지난 2000년 이후 전력시설 때문에 발생한 강원 동해안의 대형 산불은 6건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산림지역에서 전기선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우리가 똑똑히 봤기 때문에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정밀 전수조사가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찰은 곧 국과수 감식결과가 나오면 이번 강릉 산불의 원인이 밝혀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MBC뉴스 이준호입니다.
영상취재: 양성주(강원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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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양성주(강원영동)
이준호 기자(jebopost@mbceg.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76492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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