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 바뀌자 학급 수 2배로…밀양 밀주초의 기적 [지역교육이 미래다]
[EBS 뉴스]
직사각형에 축구 골대가 설치된 운동장, 전국 학교 대부분은 비슷한 모습입니다.
네모반듯한 운동장에서 벗어나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생태운동장을 가꾸는 학교가 있는데요.
아이들이 몰려들면서 침체 됐던 지역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고 합니다.
먼저, 황대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물장구를 치며 노는 아이들.
물가에서 곤충을 찾고, 터널을 드나들고, 모래도 만져봅니다.
생태운동장으로 옷을 갈아입은 학교 운동장의 모습입니다.
인터뷰: 김나현 2학년 / 밀양 밀주초등학교
"물에는 소금쟁이도 물방개도 있어서 좋아요. 저 감기 걸렸을 때 집에서 학교 가고 싶다고 엄청 졸랐어요."
지금은 수업시간인데요.
교사와 학생들은 교실에서 교과서를 보는 대신 함께 동산을 산책하고 있습니다.
소풍날이 아닙니다.
생태운동장에서 보내는 평범한 일상입니다.
생명이 살아 숨쉬는 생태운동장은 그대로 삶의 배움터가 됩니다.
"이거 이름이 뭐야? (대왕 소금쟁이요.) 우와 대왕 소금쟁이 진짜 크다, 그렇지."
낙후된 구도심에 위치해 학년당 한 학급밖에 남지 않았던 이 학교는 생태운동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학급 수가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인터뷰: 김빛나 교사 / 경남 밀주초등학교
"학교에 더 있고 싶다고 스스로 이야기할 정도로 이 공간이 아이들에게 정말 행복하고 그로 인해서 저도 같이 행복해지는 게 아닐까…."
가로수에 막혀 햇볕도 들지 않던 삭막한 풍경은 공원을 벗삼은 교실로 탈바꿈했습니다.
외부 손님에게 잘 보이기 위한 조경 대신, 학교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위한 건물이 돼야 한다는 철학에서입니다.
인터뷰: 박순걸 교감 / 경남 밀주초등학교
"실제적인 여기 학교의 주인은 학생과 교직원인데 우리가 건물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바깥을 바라보면서 일조권을 확보하고 조망권을 확보하면서 좋은 풍경과 좋은 경치를 보면서 공부하고 근무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반영했다)."
방과후와 주말에는 지역 주민들에게도 개방됩니다.
학부모들은 지역 명물이 된 생태운동장을 자발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인터뷰: 이은민 학부모회장 / 경남 밀주초등학교
"돗자리도 들고 오셔서 도시락도 까먹고, 타 지역에서 와 보고 전학 오고 싶다는 아이들도 많이 있습니다."
생태공원으로 재탄생한 운동장의 변신.
경남교육청은 올해 6개 학교에 생태운동장을 추가로 설치해 생태교육 환경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EBS 뉴스 황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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