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미리 발견·치료 위한 신생아 선별검사 확대해야[의술인술]
최근 약 10년 사이에 유전자 검사 기술의 괄목할 만한 성장으로 진단이 매우 어려운 ‘희귀질환’에 대한 진단율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정확한 진단을 받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국내 희귀질환 데이터를 보면 최종 진단까지 평균 4개 이상의 병원을 거치며 7년 정도가 소요된다고 알려져 있다.
아직 많은 수의 희귀질환이 진단되어도 치료제가 없어 고민이다. 하지만 몇몇 질환들에서는 효소대체·유전자치료약의 개발로 조기에 진단된다면 적절한 치료를 빠르게 시작해 생명을 구할 뿐 아니라 심각한 신경학적 이상과 합병증을 막을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서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 신생아 시기에 검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생아 선별검사’는 아이의 발꿈치에서 적은 양의 혈액으로 검사를 쉽게 할 수 있어서 많은 국가에서 도입해 운영하고 있으며, 점점 그 대상 질환들을 늘려가는 추세다. 특히 리소좀 축적 질환(LSD), 척수성 근위축증(SMA)과 같이 치료제가 알려진 질환들이 빠르게 추가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신생아선별검사가 1985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진행됐고, 1997년부터는 모든 신생아에게 페닐케톤뇨증과 선천성갑상선기능저하증 검사를 시작했다. 이후 2006년에는 검사대상이 6가지 질환으로 확대됐고, 2018년부터는 탠덤매스검사 방법을 추가해 50여가지 유전성대사질환들에 대한 검사로 확대되었다. 하지만 이후 추가적인 질환의 확대는 없었다. 진단 후 조기 치료가 가능한 폼페병, 파브리병 같은 리소좀 축적질환과 척수성 근위축증은 신생아선별검사 항목으로 추가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희귀질환 진단과 치료에 대한 국내의 의학적인 수준은 매우 높은 편이다. 하지만 증상이 나타나 진단을 받은 이후 치료를 하는 기간까지 최대한 줄여주는 것이 치료 이후 삶의 질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환자에 들어가는 의료비와 사회적인 비용도 줄일 수 있다. 국내 신생아선별검사의 첫 도입 시기가 미국보다 약 30년, 일본보다 약 20년 늦었지만 지금의 수준은 거의 비슷하게 가고 있다. 정부에서 신생아선별검사의 확대를 논의하길 기대한다.
이정호 순천향대 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