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떠다니는 먼지? 그냥 두면…눈앞이 안 보일 수도 있어요

김태훈 기자 2023. 4. 2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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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박리’ 환자 10년 새 2배 증가
별일 아니라고 방치 땐 실명 위험
초기 증상 미미…정기검진 중요
문용석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안과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제공

50대 직장인 이모씨는 올해 초부터 눈앞에 먼지가 떠다니고 불빛이 깜빡거리는 듯한 증상을 느꼈다. 처음엔 그저 눈이 피로해 나타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증상은 계속됐고 결국 안과에서 ‘망막박리’라는 진단을 받았다. 급하게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이씨는 운이 좋았다. 응급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 무사히 수술을 받고 시력을 지킬 수 있었다.

이씨와 같은 망막박리 환자 수가 지속해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빅데이터를 살펴보면 망막박리 증상을 겪는 환자는 2010년 5만3148명에서 2021년 10만6855명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망막박리란 이름 그대로 눈의 망막이 떨어져 나온 질환이다. 원래라면 안구 안쪽 벽에 붙어 있어야 할 망막이 떨어져 들뜨게 된 상태인데, 이렇게 망막박리가 일어나면 빛 자극을 받아들이는 시각세포에 영양이 공급되지 않는다. 망막은 완전히 손상되면 재건하기가 매우 어려우므로 방치하면 기능이 떨어지는 수준을 넘어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 때문에 망막박리는 빠른 응급 수술이 중요한 질환으로 꼽힌다.

문용석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안과 교수는 “망막박리는 망막의 주변부에서 시작해 중심부로 진행된다”며 “망막 중심에는 시력판에서 쟀을 때 나오는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중요한 시각세포가 밀집해 있으므로 빠르게 수술해야 시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망막박리의 주된 원인은 눈의 노화로 인한 후유리체 박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근시가 심한 20~30대에서도 발병이 늘고 있다. 또 가족력이 있거나 눈 수술을 경험한 경우, 눈에 심한 충격을 받거나 안구 외상이 있는 경우에도 발생하기 쉽다.

눈앞에 먼지처럼 무언가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거나 눈을 감았다 떴을 때 시야가 번쩍거리고 불빛이 깜빡이는 듯이 보이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또 눈에 보이는 물체의 개수가 늘거나 커튼을 친 것처럼 시야 일부가 가려지는 듯 보이는 증상이 있을 때도 즉시 안과를 찾는 것이 좋다.

망막박리로 진단되면 이른 시일 내에 레이저 치료나 응급 수술을 받아야 한다. 망막박리 정도가 심하지 않은 초기 단계라면 레이저 치료를 통해 더 증상이 심해지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미 망막박리가 많이 진행됐다면 유리체 절제술, 공막돌룡술, 가스 주입술, 실리콘기름 주입술 등의 수술로 망막을 붙여야 한다. 특히 응급 망막 수술을 하기 어려운 병원도 있으므로 방문 전 수술이 가능한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문 교수는 “망막박리는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정기적인 안전검사를 통해 일찍 발견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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