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시설관리, 디지털 시스템으로 효율화해야

정연호 2023. 4. 2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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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정연호 기자] 물류센터 사업자는 화재 예방을 위한 ‘화재안전 관리계획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를 맡은 안전 관리자들은 물류센터의 시설 관리 정보를 기록, 관리하는데, 종이 문서에 수기 기록하기에 정보 보관이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지금의 시스템에서는 안전사고가 발생할 때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찾는 것도 어렵다고 지적도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물류센터의 시설 관리 체계를 디지털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모든 물류센터에는 건물을 관리하는 안전 관리자가 있다. 이들은 화재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을 돕는 화재안전 관리 체계를 만든다. 물류센터의 안전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확인한다.

이제 안전 관리자들은 물류센터 화재안전 관리계획서도 작성해야 한다. 작년 6월 국토교통부가 ‘물류창고업 등록에 관한 규칙’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매년 1000건 이상 발생하는 물류센터 화재를 예방하고, 불이 났을 때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개정된 법에 따르면, 물류센터 사업자들은 화재 예방과 대응 계획을 담은 ‘화재안전 관리계획서’를 작성하고, 관할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 또는 지방해양수산청장에 제출해야 한다.

관할 지자체와 소방서는 물류센터에 현장 점검단을 보내, 화재안전 관리계획서의 유효성과 타당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럴 때, 현장 점검단은 화재안전 관리계획서에 기록된 ‘시설 관리 정보’와 ‘기반 정보(건물, 시설 정보)’를 살펴본다.

다만, 물류센터 업계는 “시설 관리 정보와 기반 정보를 종이 문서에 수기로 작성하고 있어서, 문서를 보관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강원 강릉시에 있는 한 물류센터 관계자는 “안전 관리자들은 2~5년 분량의 시설 관리 정보를 보관한다. 그래서, 물류센터에는 이 문서들을 보관할 공간이 부족하다. 또한, 현장 점검단이 특정 정보를 요구할 때, 종이 문서가 너무 많아서 그 정보를 찾는 것도 어렵다.”라고 전했다.

대부분의 물류센터 안전 관리자들은 시설 관리 정보를 종이 문서에 수기로 기록하고 있다, 출처=셔터스톡

전문가들은 물류센터에 불이 났을 때도 지금의 관리 체계에서는 필요한 정보를 제때 찾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한다.

물류컨설팅 기업인 디오로지텍의 디오물류연구소 손병석 소장은 “화재를 진압하러 온 소방대원들은 건축도면, 소방도면, 구역별 보관물품 종류, 근무자 인원 정보 등을 파악해야 한다. 봐야 할 자료의 양이 너무 많다. 그리고, 이 중에는 크기가 큰 문서도 있어서, 이를 펼쳐서 확인하는 것도 시간이 꽤 걸린다. 비상상황에서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물류센터의 시설 관리 체계를 디지털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표적인 방법이 준공도면을 3D 모델링해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비용이 많이 든다.

대안으로 준공도면을 스캔한 이미지인 ‘2D 준공도면’을 활용하는 솔루션이 주목을 받는다. 2D로 준공도면을 디지털화하고, 이 도면의 각 구역에 시설이나 관리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 비상 상황에서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찾는 것이 가능해진다. 2D 준공도면에는 시설의 수리 내역도 기록할 수 있다. 시설을 누르면 수리 기록을 확인할 수 있으니, 수리나 교체가 필요한 시점도 바로 알 수 있다.

실제로 디지털 시설 관리 시스템을 도입한 강릉시 물류센터 관계자는 “디지털 시스템 덕분에 작업 효율성이 크게 올랐다. 특히 정보를 보관하는 것이 많이 편해졌다. 그리고, 연도별로 물류센터 시설 관리 정보가 정리돼 있어서,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현장감독원이 정보를 요청할 때 태블릿PC로 그 정보를 바로 보여줄 수 있는 것도 편리했다.”라고 말했다.

디오물류연구소의 손병석 소장도 “물류센터의 안전 관리자들은 화재안전 관리계획서의 내용을 이행해야 한다. 디지털 시설 관리 시스템이 이 작업을 도와줄 수 있다. 예를 들면, 시설 점검 시 안전 관리자가 확인해야 할 부분을 체크리스트로 보여줄 수 있다. 시설 점검을 더 꼼꼼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안전 관리자가 점검한 시설물의 사진을 시스템에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책임 소재를 따져야 하는데, 이러한 사진은 ‘안전 관리자가 실제로 시설 점검을 했다’는 증거가 된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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