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와이안 셔츠 입고 가볼까”…‘칼정장’ 여의도가 달라졌다
레깅스·반바지·슬리퍼 등 편한 복장
21일 낮 기온이 20도 중반까지 오른 이날 여의도 일대에는 이같은 풍경이 심심찮게 펼쳐졌다. 패셔너블한 헤드셋을 끼고 명품 로고가 대문짝만하게 그려진 점퍼를 찾아보는 일은 어렵지 않다. 당장이라도 러닝을 나갈 수 있을 것만 같은 짧은 크롭티에 레깅스를 입은 ‘애슬레저’ 복장도 흔하다. 가벼운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고 슬리퍼 신고 오가는 직장인들도 눈에 띄었다.
여의도의 패션 변화를 이끄는 곳은 LG그룹이 입주한 트윈타워와 파크원이 있는 동여의도의 북부 지역이 대표적이다. LG트윈타워로 출퇴근하는 한 직장인은 “한동안은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출퇴근해서 유명해진 직원도 있었다”며 “외부 고객사와 만날 일이 적은 부서에서 자유로운 복장은 이미 대세가 됐다”고 설명했다.
LG그룹은 현재 공식적인 복장규정을 아예 운영하지 않는 상태다. LG그룹 한 관계자는 “등산복과 레깅스를 입지 말라는 규정마저 지난해 사라졌다”며 “이제 IT기업처럼 청바지에 후드티를 입고 다니는 것은 아주 흔한 수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LG그룹 내에서도 복장에 대한 온도차는 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상대적으로 경직적인 근무 분위기로 인해 복장도 ‘갖춰 입는’ 분위기다.
파크원도 트윈타워처럼 자유로운 차림의 근무자가 많다. 파크원에는 금융앱 ‘뱅크샐러드’ 등이 입주해있다.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입주한 데다, 상대적으로 젊은 직원이 몰려있어 트윈타워보다도 더 자유로운 복장이 많은 편이다.
재직자들은 이같은 변화의 계기로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목한다. 파크원에서 근무하는 한 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재택·비대면 근무가 늘면서 복장에 대해 더 자유로워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파크원에서 일하는 한 중간관리급 직원은 “MZ세대들은 일만 책임지고 하면 됐지 그 외의 다른 것까지 간섭당하기 싫어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괜히 복장 가지고 얘기를 꺼냈다가 서로 피곤해질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했다.
모두가 이처럼 ‘자유로운 복장’인 것은 아니다. 여의도 금융사에 다니는 한 직장인은 “증권가가 모여있는 여의도역 인근은 여전히 정장이 대세”라며 “편한 복장이 출근길에 보이면 부럽다는 의견도 종종 나온다”고 말했다.
MZ세대 안에서도 자유로운 복장을 두고 의견이 갈린다. 대기업에 다니는 한 MZ세대 직장인은 “아무리 그래도 회사인데 반바지에 슬리퍼는 너무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직원은 “크롭티에 레깅스를 입어도 무슨 상관”이냐고 반응했다.
재계에서는 국내 그룹별로 복장 분위기도 다르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LG그룹이 상대적으로 복장이 자유롭다”며 “삼성 임직원이 근무하는 서초사옥, SK그룹사가 모인 서린사옥 등은 상대적으로 더 갖춰입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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