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과 지구의 거리…‘줌 회의’는 버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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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탐사를 두고 여러 나라가 경쟁을 시작했다.
1962년 소련(러시아)의 마르스 1호는 화성에 근접하다가 통신이 끊겼고 1971년에야 마르스 3호가 화성에 닿았다.
미국은 1976년에 바이킹 1호와 2호를 화성에 착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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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으로 날아오면서 서울과 시간이 점점 멀어진다. 한시간, 두시간, 세시간… 여덟시간. 팬데믹을 지나면서, 화상회의를 통해 국제회의를 하는 빈도가 늘었지만 늘 만족스럽지 않았다. 화면에 나열된 모든 얼굴들에 눈길을 주기 어려웠다. 저 멀리서 송출하는 얼굴은 보고 있지만 그 눈이 어디로 향하는지 나로서는 가늠하기 어렵다. 그가 누구와 눈을 맞추는지 모르니, 내 눈길도 뱡향을 찾지 못한다. 그의 마음을 알기 어렵다. 대화는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함께 있는 공간의 습기, 체온, 공기의 흐름, 그리고 눈길의 향방이 주고받는 말에 더해져야 편안하다. 더구나 내가 잘 시간에 눈을 비비면서 맞는, 모닝커피로 충전한 그들의 또랑또랑한 눈망울은 몹시 부담스럽다. 먼 거리에서 불편함을 감수하고 ‘얼굴 그림’만 보던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라 즐겁다. 나눠야 할 이야기는 무겁지만 볼 키스를 나누고 부둥켜안으면 한결 수월하게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지 않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회의 화면을 앞에 두고 겪는 불편은 내가 가진 감각들을 모두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다. 우리는 눈과 귀를 통한 물리적 감각으로만 생각과 감정을 나누지 않는다. 후각, 촉각, 미각과 같이 직접적인 분자의 이동을 통한 화학적 감각이 없으면 팥소 빠진 호빵이다. 매체에 녹아 분자를 직접 옮겨야 느낄 수 있는 화학적 감각들은 전자적으로 옮기기가 무척 어렵다. 이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지려면 시공간 이동이 가능해져야 할 테니, 가능하더라도 먼 미래의 일이 될 것이다. 물론 정보만 옮겨서 사물을 재구성하는 시공간 이동을 직접 옮겨가는 이동과 같은 것으로 여길 수 있을지도 더 따져보아야 할 문제이긴 하다. 인간이 진짜로 우주로 나가 살면 이런 문제는 더 심각해지겠지.
화성 탐사를 두고 여러 나라가 경쟁을 시작했다. 1962년 소련(러시아)의 마르스 1호는 화성에 근접하다가 통신이 끊겼고 1971년에야 마르스 3호가 화성에 닿았다. 미국은 1976년에 바이킹 1호와 2호를 화성에 착륙시켰다. 유럽연합은 2003년에 마스 익스프레스를 화성 궤도에 보냈다. 인도는 2014년에, 아랍에미리트는 2021년에 각각 망갈리안과 아말을 화성 궤도에 올렸다. 중국과 미국은 2020년에 화성에 착륙선을 보내서 탐사 활동을 하고 있다. <별의 목소리>는 화성 탐사 경쟁 속에서 2039년 인류가 외계인이 남긴 타르시스 유적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그 흔적을 남긴 생명체와 조우하기 위한 3차 탐험대에 선발된 주인공은 2046년에 화성으로 떠난다. 그가 사랑하는 또 다른 주인공은 지구에 남는다.
화성에서 지구까지 통신하기 위해 걸리는 시간이 10분, 실시간 대화는 가능하지 않다. 목성으로 가면 1시간, 오르트 구름까지 가면 6개월. 공간을 넘어가는 기술로 더 멀리 간 곳에서 보낸 메시지는 지구의 친구에게 닿는 데 9년이 걸린다. 멀리서 그리워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던, 지구에 남았던 친구는 결국 우주선에 오른다. 둘은 서로 이런 것들을 그리워했다. 여름의 구름, 차가운 비, 가을바람의 냄새, 우산에 부딪치는 빗소리, 봄날 부드러운 흙의 감촉, 방과 후 썰렁한 공기, 소나기가 내리는 아스팔트 냄새, 한밤중 편의점이 주는 편안함. 느껴야만 지워질 그리움들이다.
만화애호가
종이나 디지털로 출판되어 지금도 볼 수 있는 국내외 만화를 소개하고 그에 얽힌 이야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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